[증시전망]'마녀의 요술'을 기대하며

대규모 PR순매수 유입기대..롤오버+차익실현매물 해소가 '관건'

드디어 잔칫날이다. 올 들어 처음 맞는 선물과 옵션, 주식선물 등의 동시만기일인 쿼드러플위칭데이다. '네 마녀의 날'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만기일에는 대규모 프로그램순매수 유입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마녀의 심술보다는 기분 좋은 요술이 기대되는 하루다.
마녀의 요술은 이미 이번 주 들어 시작됐다. 여기에 전날 미 증시 급등 호재까지 더해지며 코스피 지수는 사흘내리 강세행진을 펼쳤다. 지수는 이미 전주말(1055.03p) 대비 72.48포인트(6.8%) 상승했다. 지난달 4만4000여 계약까지 선물매도분을 쌓았던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선물을 순매수, 이 기간 1만6880계약을 되샀다. 특히 이들은 현물시장에서도 단 이틀간 7400억여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이들이 정리해야 할 선물누적분은 약 1만5000계약. 이중 오늘 당장 프로그램매수로 연결될 환매수 물량은 최소 5000계약 가량이다. 나머지는 지수 등락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롤오버(3→6월물로의 이월)와 만기자동청산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본다면 대략 3:3:3 비율로 환매수와 롤오버, 자동청산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미 증시 흐름 역시 미약하나마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 등 미국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참가자들의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금융주 랠리 지속과 함께 기술주의 선전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1포인트(0.06%) 상승한 6930.40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1.76포인트(0.24%) 오른 721.36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6포인트(0.98%) 약진해 1371.64를 기록했다. 장초반 씨티그룹 주가가 3% 이상 급등하는 등 금융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장중 일시적이나마 7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은행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최근 급락장을 이끌었던 금융 불안 문제 완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주변 증시여건 역시 우호적이다. 그동안 '코리안 리스크'로 불릴 정도로 취약성을 드러냈던 원·달러환율이 재빨리 안정세를 찾고 있다. 환율이 이틀새 78원 이상 급락하면서 환차익을 기대했던 헤지펀드들이 재빨리 포지션을 정리, 떠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분간 환율은 추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반대로 환율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U턴(재유입)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려할 만한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잔칫날이다(주가상승). 최근 증시가 단기 급등한 데 따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만큼 이들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잔치가 이미 널리 소문난 만큼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매도 세력들이 몰려들어 만기일 프로그램매수로 유입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해낸다면 지수 상승 가능성은 그만큼 줄게 된다는 것이다. 증시 역시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지수가 기본적으로 결정된다. 개인은 외국인과 정반대로 코스피에서만 단 이틀간 7200여억원 가량을 처분했다. 이날 또 다른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조정 변수도 남아 있다. 금통위가 최근 물가와 환율 흐름 등을 감안해 금리를 동결하는 쪽이 오히려 증시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왜냐하면 금통위가 25bp 이상의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한다면, 이는 재차 우리 경제 현실이 그만큼 더 나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으로 금리인하가 평상시와 달리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이라는 점에서 장중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이다. 신규 매수자라면 만기일 이후로 매수 시점을 늦추고, 조만간 주식을 팔 계획이었다면 장중 고점을 노려 이날 주식을 처분, 현금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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