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하는 담보대출 연장 금리 '탐관오리보다 무섭다'

<strong>금리 2% 시대..2금융 담보대출 금리는 8∼9%대 고공행진</strong> 금리인하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대출상환을 독촉하며 부동산 담보대출자에게는 높은 이자를 챙기고 예금금리는 낮춰 예대 마진을 챙기는 제2금융권의 횡포 때문이다. 박근홍(58세)씨는 지난해 노후 대비를 위해 법원 경매로 오피스텔 3채를 낙찰받았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아 잔금을 치르고 최근까지 연 8% 중반대의 금리로 꼬박꼬박 대출이자를 내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까지 내린 상황에서 8%대의 높은 이자가 가혹하다고 생각했지만 한때 9%대까지 이자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씨는 며칠 전 신협으로부터 안내문을 받고 황당함을 느꼈다. 내용인 즉 담보부동산에 대한 임대계약이 있는 경우 대출연장을 하려면 보증금 전액을 상환하더라도 1% 이상의 가산금리를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신협은 대출금액의 40% 이상 원금을 상환해도 가산금리 0.5% 이상을 적용하고 임대계약이 없을 경우에도 신용등급에 따라 가산금리를 적용하겠다고 통보했다. 3가지 옵션이 주어졌지만 어떤 것을 선택하건 당장 박씨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도 연 9% 안팎의 높은 이자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치까지 잇따라 금리를 내렸지만 박씨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주택이나 오피스텔의 경우 경락 잔금 신규대출은 아직도 6∼8%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가산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나마 기존 대출자들보다 금리가 낮다는 게 위안거리다. 경락 잔금 대출을 주로 맡고 있는 단위농협,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이 이렇듯 고금리로 종전 대출자를 위협하는 사례는 요즘 들어 더욱 빈번해졌다. 개별 금융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인 이유는 이렇다. 가장 큰 이유는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고자 빌려준 돈을 급히 회수하기 위해서다. 고금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대출자로 하여금 원금을 갚게 하는 방식이다. 만약 고금리를 수용하고서라도 돈을 쓸 경우에는 은행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조금 낮은 금리로라도 신규대출을 일으킬 경우 부수적으로 떨어지는 이득이 많기 때문에 기존 대출자를 홀대할 수 밖에 없다. 경락 잔금 신규 대출의 경우 대출설정 비용 등으로 기존 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제2금융권에서 신규 대출을 일으킬 때 부가적인 수수료나 감정평가료 등에서 챙기는 수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경우 기존 대출자의 돈을 회수해 신규 대출에 활용하는 식이다. 신협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기 채권 회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제2금융권이 타격을 입었다"며 "이런 사례는 어려움을 만회하기 위해 부동산담보 대출 연기를 무기로 공공연히 벌어지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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