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금리에 연동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여전히 은행고시 최고금리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 8%대의 후순위채를 앞다퉈 발행한 은행들로서는 비싸게 자금을 조달해 싸게 운용해야 하는 한편 예대금리차 축소로 일부 은행 지점에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에 연동되는 CD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연 6.18%로 최고점을 찍은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연 3.18%로 마감돼 두 달 보름여만에 3% 포인트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 금리 대출 연 4.01∼5.51%, 신한은행 4.25∼5.55%, 우리은행 4.35∼5.65% 등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대출자들은 은행권이 고시한 대출금리보다 높은 8~9%대의 높은 금리를 책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CD금리 하락에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은행권이 연 8%대의 후순위채를 앞다퉈 발행하면서 비싸게 자금을 조달해 이에 따른 역(逆)마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CD 금리 하락을 거의 상쇄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7월 1.2~2.3%포인트를 적용했던 가산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 현재 1.5~3.5%포인트를 적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금리가 계속 내려가는데 대출금리를 그냥 놔둘 경우 역마진이 생긴다"며 "가산금리를 조금 올려 대출금리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가 되고 시중은행들이 예금확보가 어려워져 자금조달에 애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CD연동 기준을 1주일, 1개월, 3개월로 차별화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큰 차이는 없다"며 "고정 금리를 받은 대출자들은 과거에 높은 금리가 만기 때까지 유지가 되기 때문에 낮은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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