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21세 청년 김혜성에게 '바람의 나라'는 성인 연기에 대한 시험 무대였다.
지난 2005년 영화 '제니, 주노'를 통해 데뷔한 김혜성은 스무살이 넘은 지금까지 청소년 연기를 도맡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KBS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에서 김혜성은 여진왕자 역을 맡아 진정한 내면 연기를 펼치며 연기 인생에 있어 한 계단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여진왕자가 죽음을 맞는 최후의 장면을 통해 김혜성은 한층 성숙된 연기를 보였다. 또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의 애절한 감정을 잘 표현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극중 병사하는 장면으로 '바람의 나라'의 출연 분량을 모두 소화한 김혜성은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나 "시원 섭섭하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인 연기의 시험 무대에서 합격점을 받은 김혜성은 "영화 '추격자'의 하정우가 열연한 이중성을 지닌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신년 각오를 밝혔다.
-'바람의 나라' 마지막 촬영하며 무슨 생각이 들었나
▲마지막 신이 죽는 장면인데다 이종원 선배가 자결하는 연기를 워낙 잘하셨던 터라 걱정됐어요. 한창 배역에 몰두해 있을 때는 마지막 촬영을 기다렸는데 막상 마지막 장면에 임하려 하니 조금 더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울컥했죠. 다른 사람들은 계속 촬영하는 데 나만 먼저 끝내려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촬영 도중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무휼 형님(송일국 분)과 독대 장면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에요. 대사도 많은 데다 긴장해서 그런지 NG를 많이 냈어요.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대사조차 생각이 안 나서 고생했어요. 마지막에는 촬영장을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숨이 막혔어요. 아직까지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조차 안 나요. 촬영이 끝나고 그 자리에 3시간 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배우 송일국으로부터 많은 연기 지도를 받았다고 들었는데
▲촬영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 앉고 싶을 때 송일국 선배가 "어느 누가 뭐라 해도 겁먹지 마라. 하고 싶은 만큼 자신감을 갖고 해라"고 조언해줬어요. 덕분에 빨리 마음을 추스리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촬영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진영 선배를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정진영 선배는 촬영 전 대사 한마디 놓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 보시는 등 준비를 정말 많이 하셨어요.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배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노력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영화 '제니, 주노'로 데뷔했는데 드라마와 영화 출연 중 어떤 것이 더 편한가
▲첫 작품이 영화다 보니 편한 것은 영화예요. 영화는 시간을 두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점검하며 가니까 영화가 좀 더 편해요. 하지만 드라마의 경우 내 연기가 부족하더라도 시간 관계상 그냥 지나치는 부분도 많아요. 드라마에서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순발력 필요해야 할 것 같아요.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얻은 것은 인기뿐만 아니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친구를 얻었죠. 정일우와 김범, 두 친구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정일우는 동갑이고 같은 일을 하다보니 친해졌죠. 김범은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정말 깍듯해요. 이들하고는 지금도 일주일에 2~3번은 만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김혜성의 곱상한 외모를 부러워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배역에 제한 때문에 힘들 것 같은데, 어떤가
▲솔직히 부담은 좀 있었어요.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느긋하게 기다리는 편이죠. 외모와 체형을 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배역은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 선배가 맡았던 배역처럼 이중성을 지닌 캐릭터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30대가 되면 멜로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