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활용한 '딥페이크' 포르노물
아이돌 전용 사이트까지 등장…특정 멤버 합성 요청 쇄도
AOA멤버 설현 딥페이크 사진에 곤욕치르기도
프로그램 사용법 게재해 범죄 부추기기도
국내 여성 아이돌만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포르노물을 제작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해당 사이트엔 특정 걸그룹 멤버의 얼굴을 합성해 달라는 요청 글이 쇄도 하고 있으며, 제작된 영상은 국내외 음란사이트로 확산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사이트 캡처)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유명인의 얼굴을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 fake)'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여성 아이돌의 얼굴이나 몸을 포르노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기술의 진보가 깜쪽같은 범죄에 활용되는 것이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해 합성하려는 인물의 얼굴을 대상이 되는 동영상에 프레임 단위로 합성하는 게 원리다. 딥페이크 기술은 날로 발전함과 동시에 보편화되고 있다. 일반인도 프로그램만 있으면 전문가 수준의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누구나 쉽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보니 관련 범죄는 더 늘고 있다.
해외에선 가짜뉴스 제작에도 활용되는 딥페이크는 국내에서는 주로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포르노물 제작에 이용된다. 올해 8월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딥페이크 사이트는 국내 여성 아이돌만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사이트에는 매일 특정 걸그룹 멤버의 얼굴을 딥페이크 해달라는 요청글이 쇄도한다. 요청으로 만들어진 영상은 국내외 음란물 사이트로 퍼져 조회수가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백만에 달한다.
국내 아이돌 그룹의 멤버 얼굴을 포르노물에 합성해 달라는 사이트 회원 요청글. (사진=사이트 캡처)
또 해당 사이트는 딥페이크 프로그램 사용법까지 게재해 사이트 회원들의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프로그램 활용이 쉽다보니 딥페이크 포르노물의 대상이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텀블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일정한 비용에 '지인의 얼굴을 합성해 주겠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르노물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딥페이크 포르노물을 제작하거나 소지, 배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을 활용한 딥페이크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영상물이 제작 유포되는 사이트 대부분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제작자 검거가 쉽지 않다.
올해 초 딥페이크 사진과 영상으로 곤욕을 치른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은 사진을 제작, 유포한 사람을 지난 3월 고소했지만 10개월이 다 되도록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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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합성 사진, 영상 제작이 워낙 음지에서 이뤄지고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가 대부분이라 수사가 쉽지 않다"면서도 "음란물의 경우 신고를 주저하지 말고,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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