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D램 가격 사상 최고…HBM4 시장 개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더해 범용 D램 가격까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할지 관심이 쏠린다. 첨단·범용 구분 없이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올해 반도체 사업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또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8조99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영업이익 중 약 16조원 이상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분기 7조원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일각에선 분기 영업이익이 20조원을 처음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최근 리포트를 발간한 IBK증권은 영업이익을 21조7460억원으로 예상했을 정도로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7배 가까이 급등했다. 4분기에만 32.9% 늘었다.
DDR4 가격이 9달러를 돌파한 건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DDR4 가격은 2.94달러였다. 출시된 지 10년 넘게 지난 제품의 가격이 오르는 건 공급 부족 때문이다. HBM 등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며 메모리 공급업체들이 구형 D램 생산능력(캐파)을 줄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최대 격전지가 될 HBM4 제품에서도 기술력 회복을 증명했다. 엔비디아·브로드컴 등으로부터 HBM4 시스템인패키지(SiP) 테스트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BM4 시장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이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 본격 개화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시장에 엔비디아의 구형 AI 칩이 다시 공급되기 시작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중국 기업들에 대량 공급할 H200 칩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3E가 탑재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지난해 1분기 13%, 2분기 15%, 3분기 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는 30% 이상으로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성장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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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진도 반도체 사업의 부활을 선언하며 근원적인 기술 회복을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HBM4가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한 해 HBM 사업 회복,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 활동 강화, 이미지센서 글로벌 고객 유치 등의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는 기술 리더십 복원을 위한 초석에 불과하다"며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서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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