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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로 잃은 돈, 다시 채워 줄게요" 오픈채팅방·유튜브서 투자자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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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피해로 막막한 심리 이용
루나 폭락 사태 설명하며 종목 추천하겠다고 링크 보내
피해자 기망·돈 편취 명백…사기 혐의 적용 가능해

"루나로 잃은 돈, 다시 채워 줄게요" 오픈채팅방·유튜브서 투자자 속여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선 루나코인으로 인한 손실 회복을 보장하며 종목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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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코인 마이너스 손실 피해방'이란 명패를 달고 있는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루나코인으로 큰 손실을 입고 오픈채팅방에 들어오는 사람마다 방장은 그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하지만 곧 방장은 오르는 가상화폐만을 선별해 ‘픽’(종목추천)을 주겠다며 사람들에게 일대일 대화방 링크를 보냈다. 방장은 "리스크가 큰 루나를 손절하되 다른 걸로 기회비용을 잡으면 된다"며 "매일 10%~20%, 많게는 50%까지 이익을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꼬득였다. 한 투자자는 "당장 돈이 없는데 개인 간 금융(P2P) 대출을 통해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투자하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산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곤두박질 친 가운데 손실 회복을 약속하며 접근하는 사기 수법도 활개치고 있다. 이미 큰 손실을 본 피해자들이 사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루나코인 투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의 주 무대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유튜브다. 이들은 루나코인의 급락 이유를 상세히 설명한 후 어떻게 자신은 손실을 피할 수 있었는지 강조한다. 스스로 개발한 기법 또는 차트 분석 등을 통해 루나코인 급락의 전조현상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루나로 잃은 돈, 다시 채워 줄게요" 오픈채팅방·유튜브서 투자자 속여 루나코인 손실 회복 방법으로 선물투자를 추천하는 한 유튜브. 11만%까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이러한 설명 끝엔 결국 픽을 주겠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알려주는대로 현물 또는 선물투자를 한다면 쉽게 잃은 돈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득한다. 한 유튜브 채널은 "이번 루나코인 급락 때 공매도를 했다면 나처럼 11만%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선물 투자를 해야 할 가상화폐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 채널의 영상을 시청한 후 제공하는 링크를 따라가면 정보공유방에 입장할 수 있는 이름 및 연락처 제출란이 등장한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사기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이유는 막막한 상황 때문이다.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비롯해 국내 거래소 업비트, 빗썸 등 4대 거래소도 루나코인을 상장폐지했거나 예고했다. 거래할 곳이 사라지면 거래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루나코인 자체가 사라지는 수순이다. 아울러 지난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지 루나코인 투자자들은 권도형 테라 최고경영자(CEO)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가상화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가능성에도 놓여 있다.


법조계에선 피해자들이 손실 회복을 노리다가 새로운 투자 피해를 입는다면 사기 혐의로 신고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기망과 피해자의 돈을 편취하려는 행위 등이 명백하기 때문에 사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며 "신고를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사기 피해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가상화폐 투자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대부분이 다단계 금융사기를 뜻하는 폰지 사기에 가깝다고 본다"며 "가상화폐를 통해 이익 회복을 노릴수록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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