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지원단가 초과로 학부모와 학교 추가비용 부담
재고품 끼워 넣기, 교복 납품기한 미준수 등 지적
입찰제도 보완 및 인천시 자체 교복 브랜드 개발
교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올해 인천의 중·고등학교에서 무상교복 지원 사업이 처음 시행됐지만 상당수 학생들이 여전히 교복 값의 일부를 부담하는가 하면 재고떨이 교복 끼워넣기, 납품기한 지연 등의 허점을 드러냈다. 중·고교 신입생 모두에게 무상교복을 지원하는 것은 광역지자체 중 인천이 전국 최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학부모와 교사·교복 전문가·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복구매지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무상교복 사업 성과와 문제점,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위원회는 무상교복 지원이 학부모의 교육경비 부담을 덜어 준 것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도 교복 지원단가 초과로 인해 학부모가 추가로 교복구입 비용을 내거나 재고 끼워 넣기, 교복 납품기한 미준수 등 사업시행 초기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중·고교 신입생 5만 1425명을 대상으로 한 무상교복 지원금은 1인당 26만 6000원으로, 인천시(군·구 포함)와 시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했다.
하지만 상당수 학교에서 실제 교복 구입비가 지원금액을 초과해 학부모나 학교가 그 차액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복입찰 낙찰가가 무상교육 지원금보다 높아 차액이 생겼기 때문인데, 전체 260개 중·고교 가운데 41.9%인 109개 학교의 낙찰가가 지원 단가를 초과했다.
이중 81개 학교는 학부모들이 2~3만원 가량의 추가비용을 부담했고, 16개 학교는 자체예산으로 차액을 충당했다. 강화군의 경우 군청이 12개 학교에 차액을 지원했다.
자사고를 비롯한 일부 학교의 경우 교복 외에 생활복이나 티셔츠 등의 추가 구매 품목이 교복 구매 가격을 높인 것으로 나타나 시교육청은 추가 품목을 줄이도록 권고했다.
또 일부 교복 업체는 수년 전 만든 교복을 학교에 납품하다 걸렸고, 납기일을 경과해 교복을 납품하는 경우도 있었다.
재고 물량을 납품받은 학교는 14개교로, 모두 4대 교복 브랜드 중 하나였다. 이 가운데 8곳은 사전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재고품을 납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3개 학교에서는 납기일을 경과해 교복이 납품됐는데, 이중 6개 학교에서만 교복업체에 지연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7개 학교는 납품 지연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러한 무상교복에 대한 문제점은 인천시의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김진규 시의원은 지난달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무상'이라는 말은 어떤 행위에 대해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음을 뜻하는데 계약 금액에 따라 어떤 학부모는 추가 금액을 부담해야 하고. 어떤 학부모는 오히려 추가 품목을 지원받는다"며 "금액을 명시하는 적정가 입찰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교육청은 현행 2단계 입찰제도를 보완해 재고품 납품 업체들의 입찰 참여를 막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1차 품질 심사를 거쳐 합격한 업체들 간 2단계 가격 경쟁을 통해 입찰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1단계 품질심사 평가 항목에 교복 업체의 교복 납품 성실도, 서비스 이행도 등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납기 미준수 업체에 지연배상금 청구, 학교별 교복선정위원회를 통한 재고품 신상품 교환 요청, 계약 위반 정도에 따라 부정당업체 신고 등의 매뉴얼을 일선 학교에 안내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교복 업체의 비도덕적인 행태를 예방하기 위해 업체가 교복 구매 입찰에 참여하기 전에 계약 위반시 제재를 감수하는 서약서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올해 안에 자체 교복 브랜드를 개발해 내년 신입생부터 학교주관 구매시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인천시 교복 브랜드를 각 학교마다 활용할 경우 교복 업체에 대한 공정한 블라인트 테스트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교복 품질 및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시교육청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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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무상교복 정책이 시행된 첫 해라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며 "여러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6월에 각급 학교 교복선정위원회 연수를 통해 내년도에는 양질의 교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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