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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분식회계 의혹 KAI, 증권사 '분석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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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한달새 2조 증발… 잇단 악재로 투심 급속 냉각

방산비리·분식회계 의혹 KAI, 증권사 '분석중단' 선언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 압수수색/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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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분석이 불가능해 분석대상서 제외합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방산비리에 이어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인 한국항공우주(KAI)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분석 중단을 선언한 사례도 나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으로 기존 재무제표를 근거로 기업가치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투자분석을 중단했다. 지난 6월에 제시했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도 모두 거둬들였다.

BNK투자증권 역시 한국항공우주 본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지난달 17일에도 제시했던 목표주가 7만2000원을 보름만에 삭제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방산비리 의혹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던 증권사들이 분식회계 의혹까지 터지자 사실상 기업분석 불가 선언을 한 것이다.


그나마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도 눈높이를 큰 폭으로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7월초 7만5000원으로 잡았던 목표주가를 두 차례 조정 끝에 36% 내린 4만8000원으로 수정, 투자의견 역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44% 내린 4만3000원,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조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동부증권 등도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잇달아 조정했다. 방산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달 중순 이후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중 2곳을 제한 10곳 이상의 증권사가 한국항공우주를 분석대상기업에서 제외하거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 또는 삭제했다.


증권사들이 한국항공우주의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심리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외국인이 검찰 압수수색이 있었던 지난달 17일 이후 전일까지 566만주 내다 팔면서 보유비중을 25%에서 19%로 6%포인트 낮춘데 이어 같은 기간 기관도 200만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기 직전 5조9000억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약 3주만에 3조8000억원대로 2조원 이상 증발했다.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회계 정밀감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는 증권사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공시된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는 데다 남은 하반기 정상적인 기업운영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한국항공우주와 감사인인 삼일PwC에게 오는 14일 제출될 예정인 반기보고서에 재무제표 정정공시 가능성을 기재하도록 했다.


삼성증권은 악재를 반영해 주가가 급락해 수정된 적정 가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면서도 투자판단을 유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준호 연구원은 "만약 분식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재무정보를 신뢰할 수 없게 됨을 시사한다"면서 "회계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면 주가가 하락해도 바닥을 계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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