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F. 게리 그레이 감독, 빈 디젤ㆍ드웨인 존슨 주연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온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 등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의 첨단 테러 계획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각본은 프로레슬링 수준에 가깝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근육질의 스타들이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뉴욕에서 벌어지는 추격 신은 기발한 상상력과 박진감 넘치는 카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테론의 악랄한 연기 또한 긴장을 유발하는데 한 몫 한다. 몇몇 신에서 '다이하드3',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등이 떠오른다. 킬링 타임으로 안성맞춤.
짐 쉐리단 감독, 루니 마라ㆍ잭 레이너 주연 '로즈' ★★☆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죄목으로 50년 동안 정신병원에 갇힌 로즈 맥널티(루니 마라)의 비밀스런 이야기. 시대의 공기에 짓눌린 여성의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하지만, 현실과 과거를 오가는 플래시백의 정교함이 떨어진다. 별다른 대사 없이도 다양한 감성을 그리는 마라의 연기는 일품. 그러나 로즈를 제외한 배역들의 묘사는 단조롭기 그지없다. 악역들을 지극히 보편적으로 담아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로즈가 처하는 비참한 상황을 지나치게 극대화한다. 이에 저항하는 로즈의 모습 또한 일관되지 못하다. 남성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면서도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그가 사랑하는 마이클 맥너티 앞에서도 그래야 한다.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 콜린 퍼스ㆍ주드 로ㆍ니콜 키드먼 주연 '지니어스' ★★
유력 출판사 스크라이브너스의 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와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의 협업과 갈등을 다루는 이야기. 이들의 성과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뉴욕 문학을 르네상스로 이끈 인물들의 이야기치고 매우 지루하다. 퍼킨스의 내성적인 성격이 지나치게 절제돼 있어 좀처럼 불꽃이 튀지 않는다. 글을 쓰고 고치는 과정도 견해차가 세밀하게 담기지 않아 여러 갈등이 단조롭게 흐르고 만다. 울프의 인생에서 편집당하는 엘린(니콜 키드먼)의 이야기 또한 다르지 않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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