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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패 뒤 슈틸리케호, 적막했던 훈련 풍경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충격패 뒤 슈틸리케호, 적막했던 훈련 풍경 축구대표팀, 차두리, 슈틸리케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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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오후 네 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 숙소에서 하나 둘 나왔다.
모두 얼굴은 굳어 있다. 하루 전 중국 창샤에서 중국에 0-1로 패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선수들 모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구자철은 오후 3시 40분 먼저 나와서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말하기를 꺼려 한다. 충격이 크다. 구자철도 어렵게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했다. 사실상 구자철은 총대를 멨다. 구자철은 대표팀 내부 문제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나중에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3을 얻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때 말하겠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훈련 시작 전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을 둥글고 모았다. 짧게 주문하고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러닝 훈련을 시작했다. 평소에는 웃는 얼골로 운동장을 돌던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힘들지만 28일 시리아와의 경기도 생각해야 했다. 분위기를 계속 다운시킬 수 없었다.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나섰다. 차두리는 "어잇!" 기합을 여러차례 넣으면서 선수들을 다독였다. 후배들에게 한 명씩 다가가 격려도 했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 역시 차두리와 함께 기합을 넣었고 설기현 코치는 훈련용 콘과 기구들을 자리에 놨다.


슈틸리케 감독은 본인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인터뷰에 응했다. 취재진 앞에 안경을 벗은 얼굴로 섰다. 눈가에 주름은 찌푸려져 있었고 약간 긴장도 한 것 같았다. 뭔가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던 것 같았다.


충격패 뒤 슈틸리케호, 적막했던 훈련 풍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차두리를 중심으로 둥글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형민 기자]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떠나고 싶지 않다"는 요지로 대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소집이 끝나면 이용수 기술위원장, 위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님과 만나 현 대표팀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자리가 있다. 현재의 조별리그 성적에 대해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대표팀과 함께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40여년 동안 축구계에 있었지만 지도자의 길이 쉽지 않은 것도, 임기가 자주 달라지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내 거취 문제보다는 나는 지금 이 팀과 함께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걱정이 가득 찬 얼굴로 돌아섰다. 천천히 선수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 운동장 중앙으로 이동했다. 훈련 풍경과 내용은 여느 때와 같았지만 적막이 흘렀다. 착찹함이 느껴졌다. 이날 훈련은 회복 위주로 진행됐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차두리가 중국과의 경기에 뛰었던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둥글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팀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잘못된 부분과 기술위원호로부터 받은 시리아에 대한 전력이 담긴 자료 등을 분석해 위기 탈출의 해법을 찾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 본인과 대표팀은 얼마나 달라져서 월드컵 최종예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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