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리턴 패스가 열 개도 안 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대한축구협회는 24일 하루 전 중국 창샤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여섯 번째 경기 리포트를 공개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중국에 0-1로 충격패했다. 전반 34분 위다바오에게 내준 선제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골을 넣지 못해 흐름이 답답했지만 공격 전개 자체도 부진했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353개 패스를 성공하고 111개 패스를 실패했다. 정확도는 76.1%. 특히 리턴 패스를 주목해야 한다. 패스를 받은 사람이 다시 패스를 준 사람에게 공을 돌려주는 상황. 그것이 열 개도 안 됐다. 아홉 개만 성공했다.
공격 지역에서 한 리턴 패스만 놓고 봐도 성공한 패스 145개 중 리턴 패스는 여섯 개 뿐이었다.
리턴 패스는 세부 전술의 성공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대다수 측면이나 중앙에서 상대의 수비망을 뚫기 위해 선수들은 두세 명이 모여 패스를 주고 받는다. 리턴 패스가 아홉 개라는 결과는 이 패스가 부정확했거나 시도조차 안 됐다는 이야기다.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잘 됐다면 경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국은 점유율을 60-40 수준으로 이겼지만 결정적인 패스에 이은 득점 찬스가 부족했다. 대표적인 슈팅 장면을 꼽아 봐도 다섯 개. 모두 패스를 통해서가 아닌 중거리슈팅과 개인 돌파에 의한 것들이었다.
이외에도 패스 기록은 대표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백 패스가 108개, 전진 패스가 109개로 한 개 차이 밖에 안 났다. 대각 패스는 116개, 휭 패스는 99개.
또한 공격 지역보다 우리 진영, 즉 수비 지역에서 패스가 대다수였다. 공격 지역에서 204개 패스를 한 반면 수비 지역에서 260개를 했다. 공이 전진하지 않고 한국 진영에서 맴돌았다는 이야기다.
패스를 가장 많이 한 선수는 장현수로 쉰여덟 개, 정확도는 86.2%였다. 다음은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공수를 오가면서 패스 쉰세 개, 정확도는 86.8%로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높았다. 공격적인 패스만 놓고 보면 포워드 패스가 스무 개, 침투 패스가 여덟 개였다. 침투 패스가 많아야 득점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축구의 순리다.
대표팀은 24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한다. 오는 28일 시리아와 월드컵 예선 일곱 번째 경기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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