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예선 6차전 졸전 끝에 패배
한번만 더 지면 월드컵 못갈수도
28일 상승세 시리아와 단두대 매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축구가 기로에 섰다.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를 잡지 못하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네 경기가 모두 '단두대 매치'다. 대표팀이 자초한 일이다. 대표팀은 23일 밤 중국을 이겼어야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이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답답한 경기 끝에 0-1로 졌다. 24일 새벽 인천으로 돌아온 선수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공항을 떠났다.
한국은 승점 3을 따야 할, 최하위 중국과의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A조 2위(3승1무2패ㆍ승점10)를 지키기도 벅차게 됐다. 천우신조로 같은 날 경기를 한 3위 우즈베키스탄(3승3패ㆍ승점9)이 시리아에 패해 순위는 그대로였지만 남은 길이 험난하다. 시리아뿐 아니라 6월 13일 카타르 원정경기, 8월 31일 이란과의 홈경기,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 모두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쉽지 않다.
시리아는 A조 4위(2승2무2패ㆍ승점8)지만 우즈벡을 이겨 오름세를 탔다. 한국을 잡으면 3위로 올라설 수 있기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지난해 9월 6일 말레이시아에서 한국과 0-0으로 비겨 경쟁력도 증명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중국과의 경기처럼 하면 시리아도 이기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그는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면 대표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며 '결과', 곧 승리를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한 적이 없다. 원정경기에서는 무기력하기까지 하다. 일곱 경기 중 원정 세 경기에서 골 없이 1무2패를 했다. 남은 네 경기 중 두 번이 원정경기다. 카타르와 우즈벡은 홈에서도 어려운 상대였다. 카타르는 3-2로, 우즈벡은 2-1로 겨우 이겼다. 매번 선제골을 내줬다. 그나마 남은 홈 경기 상대도 '한국 잡는' 이란이다. 한국은 2011년 이후 이란과 다섯 번 맞붙어 1승4패로 밀렸다.
대표팀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기성용은 중국에 진 다음 기자회견에서 "선수와 코치진 모두 변해야 한다. 안 그러면 월드컵에 갈 수 없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변화를 통해 본선에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심만으로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당장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대표팀은 귀국하자마자 파주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이동했다.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굳은 표정이었다. 오전에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빡빡한 일정을 택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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