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당대표 비서실장 시절 주요 연설문은 내가 직접 써서 전달"
"비서를 통해 전달하지 않아…최씨 개입설은 사실 아냐"
"문고리 3인방에게 엄격했던 유일한 비서실장"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차기 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7일 "내가 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문을 (최순실이) 고쳤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자신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 뒤에 있었다는 걸 내가 알았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2005년 1월부터 10월까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쓴 연설문에 최씨가 손을 댔다는 게 사실이냐'는 패널의 질문에 "2007년 이전부터 박 대통령과는 관계가 멀어졌다"면서도 "옛 한나라당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일할 때 상식과 원칙, 정의에 기초해 아닌 건 절대 아니라고 다 말했다. (나는) 역대 비서실장 가운데 박 대통령에게 싫은 말을 다 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에 대해서도 엄하게 대했다. 정호성 비서관이 내 연설문을 고쳤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당내 경선 등 중요한 시기의 연설문만 내가 써서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이니 비서실장이 후보에게 직접 써서 줬고, 절대 비서를 통해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연설문 원고가 모처만 거치면 걸레가 돼 돌아왔다"며 유 의원이 쓴 대표 연설문을 거론한 바 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표 시절 비서실장은 유승민 의원이었다. 유 의원이 글을 잘 쓴다. 그런데 유 의원이 쓴 대표 연설문이 모처에 다녀오고 나면 걸레, 아니 개악이 되어 돌아왔다는 뜻"이라며 "그게 다 최순실 작품"이라고 주장했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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