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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인증 취소 그후]평택항 가보니…수입차 2만여대 비바람에 방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1초

2만여대 '미아차량' 눈·비 막는 건 비닐 한 겹…獨본사 반환도 안돼
인터넷에선 40% 할인설 떠돌아…회사측 "차량 처리문제 아직 검토중"

[폭스바겐 인증 취소 그후]평택항 가보니…수입차 2만여대 비바람에 방치 지난 주말(18일) 찾은 경기도 평택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는 약 2만대의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보관 돼있다.(사진=기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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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아이고, 저렇게 비싼 차가 방치돼 있으니 어쩔꼬."

50대로 보이는 인부는 안타까운 듯 혀를 찼다. 그의 시선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들을 향했다. 벌써 6개월째. 인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주인을 만나지 못한 2만여대 차량은 비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50대 인부는 "(저것들이) 제 값에 팔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혼잣말을 내뱉더니 가던 길을 재촉했다.


지난 주말(18일) 찾은 경기도 평택항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평택항 서쪽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는 판매중지된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가득했다. 지난해 8월 환경부가 배출가스 인증서류 등 서류조작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000대의 인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골프, 제타, 아우디 A3, A6 등이다. 상당수가 구형 모델인데다 한국 인증 기준에 맞게 제작된 차여서 독일로 돌려보낼 수도 없는 '고아 차량'인 셈.

PDI센터는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적막감이 감돌았다.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을씨년스러웠다. 축구장 면적의 약 17배에 해당하는 부지(약 12만4960㎡)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차량에 씌운 흰 비닐은 눈과 비를 막기엔 부족해보였고, 바다 바람엔 짠 내가 풍겨 해풍으로 인한 차량 손상도 우려됐다. 흰 비닐 위에는 먼지가 시커멓게 내려앉았다. 일부는 비닐로 보닛만 겨우 형식적으로 덮고 라디에이터 등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또 다른 인부는 "왼쪽에는 폭스바겐 센터가, 오른쪽에는 아우디 센터가 위치해 있다"며 "비바람을 막을 만한 시설이 없어 빨리 출고시켜야 할텐데"라며 말을 아꼈다.


[폭스바겐 인증 취소 그후]평택항 가보니…수입차 2만여대 비바람에 방치 지난 주말(18일) 찾은 경기도 평택항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는 약 2만대의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이 보관 돼있다.(사진=기하영 기자)



평택지방해양수산청(평택 해수청)은 수입차 대기 물량이 많아지면서 야적공간을 늘렸다. 평택 해수청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야적해 들어와 항만시설을 나가는 기간이 한 달 정도"라며 "이미 6개월이 지난 물량이 언제 빠질지, 품질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할인 소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차량이 6개월 넘게 방치되면서 차량 상태가 좋지 않고, 상당수가 구형모델이라 40%까지 할인해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다. 직장인 양모(31)씨는 "폭스바겐 같은 외제차를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살 수 있다니 솔깃한 건 사실"이라며 "차량에 큰 문제가 없는 것만 확인되며 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할인이 수요를 늘리는 것은 사실이다. 폭스바겐이 재작년 11월 디젤게이트 직후 20% 할인된 가격으로 자동차를 내놓자 당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평택항에 대기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시중에 돌고 있는 40% 할인설은 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평택항 차량 처리문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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