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종변론 마쳐…대한항공 판결에 변수될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내달 나온다.
17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로 45일간의 운항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이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이 지난달 26일 최종변론을 끝냈다.
재판부가 마지막 공판에서 "아직 선고 기일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는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힌 만큼 늦어도 내달께는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7월 여객기 B777-200ER(OZ214편)가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바다에 접한 공항의 방파제와 충돌하면서 반파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총 307명 중 3명이 숨지고 16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에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 45일 처분을 내렸고, 불복한 아시아나항공이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교육·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한 기장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장 선임·감독상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소심 공판에서 교육·훈련의 의무와 기장 선임·감독상의 의무를 다했다는 점 등에 주력해 반론을 펴 왔다. 하지만 2심 공판 과정에서 '대한항공 변수'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차 공판 때 구석명신청에 대한 답변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사고기와 동일기종인 B777기 운항기장들에게 연 3회, 법적요구 조건 이상의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보다 적은 연 2회 교육·훈련을 실시해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는 아시아나항공 기장들의 교육·훈련이 충분하지도 명확하지도 않았다는 1심 판단을 확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3심제에 따라 상고가 가능한 만큼 법 집행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새로운 증거 제출이나 변론없이 1·2심에서 법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 검토하는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판결이 확정될 경우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뒤 장거리 노선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운항 정지는 영업과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탑승율 80% 안팎의 알짜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노선에서 운항이 45일간 정지될 경우 약 162억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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