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외국인투자가 몰리고 있는 베트남에서 지난해 자동차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도요타가 판매 상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수입차에서 현대기아차가 주도한 한국이 2위 수입국(대수기준)으로 부상했고 기아차 경차 모닝은 판매순위 5위를 차지했다.
27일 베트남자동차생산자협회와 KOTRA 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베트남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는 총 24만491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55% 증가한 수치이자 베트남 자동차시장 역대 최고의 판매실적이다. 차종별로는 승용차 판매량이 14만3392대로 가장 높았으며(전체 판매량의 58.5% 차지), 상용차와 특장차는 각각 8만9327대(36.5%), 1만2195대(5%)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에서 판매된 현지 생산 자동차 수는 전체 판매량의 70.7%에 달하는 17만3041대로, 수입완성차 판매량 7만1874대를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전년대비 판매 증가율에서는 수입완성차(74%)가 베트남 현지 생산 자동차(48%)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완성차의 주요 수입국은 중국(2만6742대), 한국(2만6589대), 태국(2만5136대), 인도(2만5146대), 일본 (6150대) 등이며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전년대비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모델별 판매량에서는 도요타 베트남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1위는 도요타 비오스(1만3761대), 이노바(9985대), 포투나(9780대) 등이 2∼4위를 기록했고 5위는 포드 베트남의 레인저(8685대)가 차지했다. 기아 모닝은 8376대로 5위에 올랐다.
생산기업별로는 지난해 8만421대 판매실적을 기록한 타코가 전년도에 이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타코가 모델별 판매량에서 도요타 베트남에 상위권을 모조리 내어주고도 전체 판매량에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도요타 베트남이 승용차에 한정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타코에서는 상용차(트럭, 버스) 생산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5년 연말 두 달 동안 급격히 증가했던 승용차 라인(기아, 마쯔다, 푸조)의 판매실적도 타코의 1위 유지에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내 자동차 판매량은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대와 함께 증가해 왔다. 지난해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은 거시경제 회복세, 낮아진 은행대출 문턱, 안정적 세제정책 등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승용차 대비 상용차와 특장차의 전년대비 판매량 증가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 경기호조에 따른 영업용 차량 구입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추정돼다.
또한 올해 예고됐던 자동차 특별소비세 관련 신규 세제와 자동차 가격 인상설이 자동차 판매실적 급상승에 한 몫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망은 엇갈린다. 올해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발효 효과와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자동차 가격인상으로 전년도와 같은 수입차 소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베트남 현지인들의 소득 증대와 함께 자동차 소유 가구 수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자동차 소모품, 액세서리는 물론 관련 서비스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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