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플레어, CDN 기술 이용 IS웹사이트 보호
어나니머스, "친IS 웹사이트 보호 멈출 것" 요구
클라우드플레어, "웹 콘텐츠 감시는 우리 일 아냐" 거부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주 끔찍한 파리 테러 사건 이후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가 IS(이슬람국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시작한 가운데,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 조직원들은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가 IS 웹사이트를 보호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어나니머스의 한 조직원은 트위터를 통해 "클라우드플레어는 ISIS를 보호하는 것을 멈춰라.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조직원은 "클라우드플레어가 친IS 웹사이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썼다.
설립한지 6년째인 클라우드플레어는 막대한 트래픽에서도 웹사이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와 같은 기술을 이용해 고객사의 웹사이트를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디도스)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어나니머스에 따르면 클라우드플레어는 IS와 연관된 십여개의 웹사이트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주 파리 테러 사건 이후 IS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IS와 연루된 웹사이트에 대해 디도스 공격을 시도했으나 클라우드플레어에 의해 가로막히자 이 회사를 비난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파리 테러 사건 이후 어나니머스의 일원인 고스트시큐리티그룹은 IS와 관련된 40개의 웹사이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이중 34개는 선전선동하는 곳이었으며 4개는 토론 포럼, 2개는 기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에 대한 이같은 비난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클라우드플레어는 네트워크 상의 콘텐츠를 감시하는 것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점도 밝혀왔다.
지난 2013년에도 이와 비슷한 비난이 제기됐을 때 클라우드플레어의 CEO인 매튜 프린스는 인터넷에서의 '언론(Speech)의 자유'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웹사이트는 언론(Speech)이다. 이것은 폭탄이 아니며 즉각적인 위험도 없다. 어떠한 서비스 제공자도 이론적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언론을 감시하거나 파괴할 의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어나니머스의 비난에 대해 그는 더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어나니머스의 많은 회원들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어나니머스가 위선을 떨고 있다"며 응수했다. 매튜 프린스는 어나니머스 웹사이트를 오프라인으로 만들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하지만 매튜 프린스는 "(IS 관련) 웹사이트 보호를 멈추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가 있을 경우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종종 있는 일은 아니지만 수사기관들은 사이트를 다운시키는 것보다는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아직 미국 정부나 수사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불룸버그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플레어는 1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2017년에 기업을 상장할 계획이다.
IS에 대한 선전을 선포한 어나니머스는 IS와 연관된 트위터 계정과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약 5500개의 IS 관련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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