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 황제 접견 편중돼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일부 경제범죄사범의 변호사 접견 과다, 일명 '황제접견'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런 '황제접견'이 서울·수도권에 편중돼 구치소에서도 '부의 불평등'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구치소 수용자 변호사 접견 현황'을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 반 동안 전국 구치소에 수감된 수용자 가운데 8명이 1000번 이상 변호사를 접견했다.
변호사 접견은 별도로 설친 접견실에서 이뤄지고 시간제약도 받지 않기 때문에 일반 가족접견보다는 자유롭게 접견을 할 수 있다.
변호사 접견을 일년 반 동안 1000번 넘게 한 이들 중 7명은 횡령·배임·사기 등 경제범죄사범들이었다. 변호사 접견을 가장 많이 한 재소자는 제이유(JU)그룹의 주수도 전 회장. 그는 18개월 동안 2591번, 하루 평균 4.79번꼴로 변호사를 불렀다. 그는 14만여명에게서 2조1000억원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7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그는 800억대 세금을 체납한 상태기도 하다.
두번째로 많은 접견 수를 기록한 재소자는 회삿돈 4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사범. 지난해 2월부터 1351번 변호사를 만났다. 횡령과 대출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재소자 2명은 각각 1110번·1109번 변호사를 불러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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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접견'은 주로 서울·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이뤄졌다. 같은 기간 동안 구치소별 최다 접견자 접견 횟수는 △서울구치소(2591회) △서울남부구치소(869번)△수원구치소 (682번) △서울 성동구치소 (492번) △부산구치소 (352번)△인천구치소 (224)순이었다. 반면 지역 구치소는 이런 사례가 적었다. 지역 구치소 최다 변호사 접견 횟수는 △충주구치소(56번)△통영구치소(47번)△밀양구치소(39)번 등이었다. 경제사범이 대도시에 근거하는 만큼 교도소 내에서도 '부의 불평등'이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전해철 의원은 "변호사 접견권을 남용해 수감시설 안에서 사실상 특혜를 받는 황제 접견의 실태가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경제범죄에 집중된 황제 접견의 문제점을 파악해, 국가 형벌권의 형평성을 회복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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