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환절기로 접어들면서 독감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찾는 발길이 분주해졌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으로, 일반 감기와 달리 증상이 아주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단시일 내 퍼진다. 대개 전 인구의 10~20%가 감염이 되며, 대유행 시기에는 40%까지 높아진다.
이승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일 "독감의 임상적 증상은 일반 감기보다는 심하게 나타나지만 아주 흡사해 환자들이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성인에 비해 어린이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고 2차적으로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에 걸린 환자가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면 비말(작은 침방울)에 의해 직접 전염된다. 환자의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전염될 수도 있다. 따라서 유치원, 학교, 버스, 지하철, 백화점 등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쉽게 전염된다. 잠복기는 2~3일이며, 증상이 나타나고 3~4일 후까지 전염성이 있다.
독감 증상은 대개 갑자기 증상이 시작된다.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며 결막 충혈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비해 발열이 심해 보통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대개 2~4일 후 심한 열은 소실되지만, 기침은 그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독감은 공기와 오염된 물건에 접촉해 전염되는 만큼, 유행시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유행 시기 전에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특히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자, 선천성 심장병을 비롯한 심질환자, 천식·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 당뇨병 등 만성 대사성 질환자, 혈액·신장질환자 등의 인플루엔자 고위험군과 이들의 가족들은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다. 12~3월 임신 중기나 후기가 되는 임신부도 접종 대상자다. 다만 열이 나거나 급성질환이 있는 경우, 6개월 미만 영아, 과거 독감 접종 후 6주 이내 길리안바레증후군 증상을 보인 환자는 접종받지 않아야 한다.
이승순 교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더라도 바로 면역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2주 이상 지나야 면역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9~10월에 접종해야만 유행시기인 겨울 동안 면역력이 유지되는 만큼, 10월말까지는 반드시 맞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접종 후 30분 동안 상태를 지켜보고 귀가해야 하며 평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접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두드러기, 호흡기 증상, 쇼크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면 절대 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접종시기를 놓쳤더라도 독감 유행이 내년 3~4월까지 유행할 수 있으므로, 늦더라도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성인의 90%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되며 실제 독감 예방 효과는 70~90%로 볼 수 있다. 노인의 경우 60%에서 항체가 형성되고 30~6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독감을 예방하려면 독감 예방주사 접종과 함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외출 후에는 바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하며 손으로 눈이나 코를 자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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