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유럽에서 경기부양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실물경기 지표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로존 유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유럽중앙은행의 위기 국가 국채 매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로인해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가 대량 유입하면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독일 헌법재판소는 오는 9월12일로 예정된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위헌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이 소송의 결론이 날 때까지 독일헌법재판소의 ESM 위헌 결정이 미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분간 유로존 위기는 수면 아래에서의 소강 양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가운데 실물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 경제성장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전일 81만2000호로 지난 위기 이후 최고치를 보인 주택허가건수를 기록했다.
아울러 5개월 연속 NAHB 주택시장지수가 상승하는 등 부동산 선행지표의 개선과 더불어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상반기의 부진을 탈피한 소매판매를 기점으로 미국 경제에 2/3을 담당하고 있는 소비부문의 증가는 하반기 미국 경제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동산시장이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수요와 공급뿐만 아니라 금융 등 세 가지 측면에서의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라며 "수요측면에서 가계 채무상환부담비율이 역사적 평균치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중으로 가늠할 수 있는 주택구입여력 역시 버블 상승기 이전인 2002년도 수준보다 낮은 5.5배를 기록하는 등 가계의 디레버리징과 가격조정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미국내 실물 지표에서 반등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7월 미 산업생산이 제조업과 광업, 유틸리티 모두 증가하며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제조업 생산의 경우 자동차 생산을 제외하면 경기회복 조짐으로 보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미 제조업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 위해서는 유로존 위기 및 재정절벽 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