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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과 차별화된 '쓰릴미'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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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쓰릴미' 5번째 연출 맡은 노승희 연출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2007년 초연된 이후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떠오른 '쓰릴미'가 2011년 11월, 초연 극장이었던 충무아트홀에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5번째 '쓰릴미(Thrill me)'의 연출을 맡은 노승희 연출가(극단 표현과 상상 대표)를 만났다. 뮤지컬의 막바지 작업에 바쁜 그는 "눈코뜰새도 없다"며 입을 열었다.


뮤지컬 '쓰릴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을 두고 연인인 '그'와 '내'가 벌이는 2인극이다. 초연 당시부터 화제를 낳으며 수많은 팬층을 거느린 작품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데 부담감은 없었을까.

"부담감은 안 느꼈다. 스탭 팀장님이 '이전 작품과는 확실히 다르다. 기존 팬들이 기존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는 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다르게 인식되는 걸 의도했다. 내가 생각하고, 해석해서 배우들과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노 연출가는 '그'와 '나' 사이를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짝사랑하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사랑하는 사이'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나'는 선하고, '그'는 악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여러번 작품을 보면 그런 이원론적인 관계가 아니다. 뮤지컬에서는 '그'와 '내'가 사랑하는 사이로 나온다. 둘은 사랑을 하지만, 자신의 사랑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그런 비극적인 결말이 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자신이 '나'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나타냄으로써 타인을 소유하려 하고, '나'는 다른 방식으로 그를 소유하려 한다. 그런 욕망의 대결을 그리려고 했다."


그는 두 남자 사이의 동성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점을 주제에 표현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소유욕이 사랑이라고 곧잘 착각하지만, 결국 소유욕은 허망하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 그는 몇 년 전 연극 '사랑의 기원'에서도 소유욕 때문에 서로를 비극으로 몰아넣는 연인의 이야기를 연출한 경험이 있다.


"인물들이 극단적인 데까지 갔지만, 그 뮤지컬을 관람하는 우리들 역시 그런 소유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선 같다. 소유욕의 한계와 허망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랑의 기원'을 연출했을 때도, 사랑하는 관계인데 서로를 소유하려다 비극을 맞는 연인이 등장한다. 저 자신도 사랑을 소유욕과 착각했던 때가 있어서, 배우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내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관객들 역시 이 연극을 보고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느껴줬으면 한다."


많이 바뀐 뮤지컬의 해석에 관객들이 혹여 어색해하지 않을지, 그는 다소 걱정하는 눈치였다. 실제로 예전 쓰릴미 공연에 참여했던 배우 몇몇은 달라진 원작 해석에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이번 공연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쓰릴미 뮤지컬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배우부터, 신인까지 다양한 버전의 '그'와 '나'가 나온다는 것. '나'는 배우 김재범, 정상윤, 전성우, 손승원이, '그'는 배우 장현덕, 김성일, 이정훈이 맡는다. 이중 김재범, 정상윤 배우는 쓰릴미에서 '나'를 연기한 경험이 있지만, '그'를 맡은 배우들은 모두 처음으로 쓰릴미에 합류한 것. 이정훈 배우는 이번 뮤지컬이 데뷔무대다. 각기 다른 배우가 연출하는 색다른 분위기를 즐기게 해 주자는 의도다.


"신인발굴 차원에서 다양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극 해석은 동일하지만, 각 배우들이 소화하는 각기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관객들이 기꺼이 즐겨주시면 좋겠다."


새롭게 시작하는 쓰릴미는 11월 29일 막을 열어 내년 2월 26일까지 3개월간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공연된다.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3시, 6시에 공연이 열린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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