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 도입 3년…성과 발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뇌 부분만 치료할 수 있던 감마나이프와 달리 사이버나이프는 몸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암 정복을 향한 중요한 발전이다."
김우철 인하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장은 28일 '암 치료의 새로운 희망'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이버나이프를 활용한지 3년 째인 현재, 특히 폐암과 간암, 전립선암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치료 성적을 취합해 관련 학회에 곧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병원은 2008년 3월, 65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4차원 사이버나이프를 도입했다. 현재 병원 측은 사이버나이프를 뇌, 척추, 전립선, 간, 췌장 등 신체 모든 부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에 적용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호흡이나 장의 움직임에 따라 종양의 위치가 계속 변하기 마련인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4차원 사이버나이프는 종양의 위치를 추적(tracking)하는 유일한 장비"라며 "수술로 종양을 도려내는 것과 같다고 해서 방사선 '수술'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초기 비소세포성 폐암환자 28명(33부위)에게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해 3~5회에 걸쳐 방사선 수술을 시행한 결과, 치료 3개월 후 완전히 암이 사라졌거나(16부위ㆍ50%) 부분적으로 사라진 경우(13부위ㆍ40.6%)가 90.6%나 됐다.
또 43명의 전립선암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치료 중이나 치료 후에도 3등급 이상의 부작용(직장ㆍ방광 등의 출혈, 통증)을 보이는 환자는 없었다. 치료효과를 판별하는 기준인 PSA수치 역시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최장 38개월 추적 조사 동안 생물학적 재발도 일어나지 않았다. 간암 역시 사이버나이프로 치료를 받았던 30명의 환자(추적불가능한 7명 제외) 중 19명(82.6%)에서 치료 부위가 재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완할 점도 있다. 김 센터장은 "사이버나이프는 1~5cm 크기의 작은 종양만을 치료할 수 있다"며 "다량의 방사선을 며칠 동안 나눠 조사하기 때문에 치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비싼 치료비용도 문제다. 현재 보험이 적용되는 분야는 뇌, 척추, 폐 등으로 환자가 15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나머지 암들은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센터장은 "정확도나 통증이 없다는 점, 입원하지 않고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은 확실한 장점"이라면서도 "2008년에 비해 늘긴 했지만 아직 보험적용이 되는 분야가 제한돼 있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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