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글로벌 D램 반도체 업계 1,2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3위 일본 엘피다의 25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D램 기술 개발 소식에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입장은 타사의 기술 개발 소식에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속으로는 후진 기술인 40나노급 D램 제품도 제대로 양산하지 못하는 업체가 30나노급을 건너뛰고 20나노급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일 "엘피다가 5월에 20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하고 7월에 양산에 돌입한다고 하는데 그 때 가보면 알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7월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램과 지난해 7월 3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하는 등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20나노급 D램 양산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20나노급 양산 계획대로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0나노급 이하 D램 생산 비율이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연말까지 30나노급 이하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하이닉스도 타사의 제품 개발 소식에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뒤쳐진 기술력을 갖춘 엘피다가 20나노급 제품을 개발했다는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눈치다. 김정수 하이닉스 IR팀 상무는 지난달 28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엘피다가 이달 30나노급 D램 양산에 돌입한다는 것과 관련해 "저희가 이제 30나노급을 시작했는데, (엘피다가)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엘피다의 발표에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 사실상 대응할 가치가 없음을 내비쳤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엘피다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40나노급 제품 수율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업체가 30나노급 제품을 건너뛰고 20나노급 양산에 돌입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표의 진위 여부는 7월에 가보면 알겠지만 대체로 엘피다의 발표를 믿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사실이라고 해도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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