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세계 2위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의 제프 엡스타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돌연 사임했다고 2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오라클은 사임한 엡스타인 CFO 대신 사프라 카츠 오라클 공동사장이 업무를 겸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츠 공동사장은 2004년 1월부터 오라클 사장으로 일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CFO직을 수행했다.
카츠는 2005년 피플소프트를 106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4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연이은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해 오라클의 입지를 크게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해 썬마이크로시스템까지 합병해 하드웨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1986년부터 투자은행 업계에서 다양한 직무를 거친 카츠 공동사장은 1999년 오라클에 합류하기 전까지 투자은행 도널드슨러프킨앤제레트 상무 등을 거쳤다. 2001년 오라클 이사, 2008년부터는 HSBC그룹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그녀는 2009년 포천(Fortune)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16위로 뽑혔다.
오라클은 성명을 통해 “사프라 공동사장은 오랫동안 임직원·이사회·주주들로부터 인정받아 왔으며 CFO직에 그녀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은 엡스타인 CFO이 왜 사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로스 맥밀런 제프리앤코 애널리스트는 “엡스타인의 사임은 오라클의 고위 경영진 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 이유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 외에도 휴렛패커드(HP) CEO를 역임했던 카츠 공동사장, 역시 HP CEO로 재직중 성추문 파문으로 물러난 뒤 영입된 마크 허드 공동사장까지 있는 상황에서 엡스타인 CFO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피터 골드마허 코언앤코 애널리스트는 “엡스타인의 공백이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면서 그 이유로 “시장 관계자들은 엘리슨·카츠·허드 3인방의 말에 귀를 더 기울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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