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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통명가]"섬세한 손길깃든 슈트는 옷의 백미"

한국의 유통명가 ③ 김의곤 테일러아카데미원장


"남성정장 외길 50년 기술 홀대 안타까워"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단순히 생각하면 여성의류가 더 섬세할 거 같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손길이 닿아야 하는 남성정장은 옷의 꽃입니다."


얼마 전 서울 약수동에 있는 한국맞춤양복협회 건물에 일반인과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중에는 단순히 옷이 좋아서 온 사람도 있었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모인 목적은 같았다. 50년 이상 남성 맞춤양복 제작에 정열을 쏟아 온 김의곤 테일러아카데미 원장(71ㆍ사진)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이날 처음 강좌를 개설, 강의에 나선 김 원장은 "국내 의상ㆍ패션 관련 학과에서 배출되는 학생이 연간 8000여명에 달하지만 남성정장 분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한 곳도 없다"며 강의를 개설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 양복을 배우기 시작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양복을 배우기 시작해 1년 반만에 자신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던 고모부와 똑같은 원단으로 같은 옷을 만들었는데 값이 30% 이상 차이가 났다는 것. 겉보기에는 전혀 차이가 없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좁힐 수 없는 '간극'을 실감하고 맞춤 양복 제작에 더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김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양복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어깨넓이가 2㎜만 달라져도 그 차이를 안다"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이상의 기술이 숨어있는 옷이 바로 남성양복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전통있고 이름난 식당과 그렇지 못한 식당을 구분할 때 종업원의 나이를 통해 가늠하곤 합니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서빙을 하거나 요리를 하면 신뢰할 만한 곳일 가능성이 높죠. 옷 역시 마찬가집니다. 젊어서부터 이름을 떨쳤던 한 명장은 '60세가 넘으니 옷이 제대로 보이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한때 기술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히던 맞춤양복 기술이 최근 들어 홀대받고 있는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1970년대 국내서 가장 큰 양복점이던 미림양복점은 대기업이나 건설회사보다 연간 매출이 높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않은 기술자들이 앞다퉈 맞춤양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게 됐지요."


김 원장이 양복관련 아카데미를 개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원장은 오는 6월24일 1기 과정이 끝나면 9월에 다시 2기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제 강의를 듣고 옷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그의 강의는 이날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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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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