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남자는 자신을 입양해 키워준 부모를 배신하고 그 집안을 망하게 한다. 그 집의 딸인 한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한 죄로 그간 참아왔던 분노를 더이상 억누를 수 없는 이 남자는 밥 준 손을 물며 기어이 복수의 칼을 꽂는다.
#여자는 자신의 집안이 망한 배후에 사랑했던 그 남자가 있었음을 알고 그 남자의 장인에게 접근해 또 다른 복수를 준비한다. 따뜻하고 여리던 성품의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지독한 시련의 근원인 남자를 파멸시키려 한다. 사랑을 닮은 복수일까, 복수를 닮은 사랑일까.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의 후속 '황금물고기'가 3일 첫 전파를 탄다.
음모, 복수, 혈연 애정 등 비약적으로 얽힌 인물들의 관계 등 자극적인 소재를 골고루 갖춘 이 드라마는 척 보기에도 '막장'이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들의 모습은 의외로 자신만만하다. '일단 보고 나서 평가해 달라'는 투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주인공 태영 역의 이태곤, 태영의 첫 사랑 지민 역의 조윤희, 지민을 키다리아저씨처럼 지켜주는 정호 역의 박상원, 정호의 딸이자 태영의 부인이 될 현진 역의 소유진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 이태곤은 "입양가정에서 함께 자란 지민(조윤희 분)를 좋아해 20년 만에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친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알게 되고 지민을 떠나고 키워준 집안에 복수를 시작한다"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에게도 물어보고 남자로서 생각을 해봐도 아마 그런 상황에서는 나라도 복수를 결심했을 것 같다. 복수를 하게 된 계기를 분명하고 타당성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원 역시 "일일극에서 지향하는 일과 가족들 간의 에피소드들이 많이 장치가 돼 있다. 태영-지민의 관계와는 다르게 정호-지민의 관계는 '여명의 눈동자'에서 하림이가 여옥을 지켜 준 것처럼 보듬어주고 채워주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예쁘게 다가갈 것 같다"고 자신했다.
'황금물고기'가 '막장'의 구도를 가지면서도 '막장'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인물들의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서 전작인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에서 엇나간 모성애라는 생소한 스토리를 개연성 있게 전개해 호평을 받았던 조은장 작가의 필력, '한지붕 세가족' '전원일기' 등 굵직한 가족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경험이 있는 오현창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 이태곤, 발레리나 역할로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조윤희, '꽃중년'의 매력을 보여줄 박상원, 집착의 끝을 보여줄 소유진 등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인물들의 극적인 변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 공식게시판에는 벌써부터 태영이가 불쌍하다' '스토리가 탄탄해 보인다' '하얀거짓말의 작가분이 쓰신 것이라니 기대된다' 등 기대섞인 소감들이 줄을 이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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