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24회 재경부에서 공직 생활 시작
기재부 1차관·금융위원장 거친 정통 관료
금융정책 누구보다 잘 알고 정무판단 뛰어나
금융위 관료들이 존경하는 선배
생산적 금융 가장 먼저 치고 나온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 분야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다. 이를 두고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요 산업과 자본시장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금융정책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경험이 금융지주 경영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前) 금융위원장' 임종룡…금융지주 회장 중 금융당국 이해 가장 높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 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전 계열사를 통해 총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1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투자 계획도 함께 밝혔다. 금융지주와 민간기업을 포함해 가장 먼저 투자를 약속한 것이었다.
임 회장이 금융정책 기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배경으로 그의 경력이 꼽힌다. 임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재정경제부 은행제도 과장, 증권제도 과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금융위원장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 실력뿐만 아니라 정무적 판단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정책 펀드, 소상공인 지원, 산업 구조조정 등 금융정책 의도를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임 회장은 경제 관료의 문법과 고충까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능력은 금융위 관계자들의 평가에서 잘 드러난다. 금융위 간부와 실무자들은 "원래 임종룡과 같이 일해보면 이 사람은 또 무엇을 할까 기대가 된다", "역대 금융위원장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인물"이라고 말한다.
생산적 금융 부인할 수 없는 1등
그가 몸담은 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국민성장펀드'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0조원' 투자 규모를 두고 사실상 금융지주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했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투자 규모를 10조원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전체 금융권에서 우리금융지주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우리금융보다 앞서고 있다고 자부하는 금융그룹은 적어도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금융회사의 투자 계획에 관여할 수 없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우리금융의 선제적 투자 결정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임 회장이 발표한 우리금융의 생산적 금융(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계획을 보면 규모와 내용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에는 국민성장펀드(10조원) 외에 그룹 자체 투융자만 63조원이 담겼다. 계열사 등 그룹 자체 투자 규모만 7조원이며, 융자는 56조원에 달한다. 첨단산업 분야의 대기업부터 부품소재 중소기업까지 주력 산업의 생태계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돋보였다. 소상공인 채무조정 등 포용금융도 7조원을 배정했다. 우리금융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발표 내용을 본 한 금융위 관계자는 "마치 정부 정책 발표 같았다"라고 평가했다.
사실 우리금융은 생산적 금융이 화두로 오르자 한발 앞서 기업대출 영업 기조를 부동산 중심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했다. 우리은행은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임대업 대출 비중(약 30%)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차에 정책 기조에 맞춰 작년 말부터 부동산 임대업 대출은 축소하고, 첨단산업 제조업을 늘리는 중이다.
금융당국의 기조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그에 대한 업계 평가도 긍정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조직은 외풍이 심했고 중심을 잡지 못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임 회장 취임 후 조직 내부의 분위기와 대외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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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금융업계 임원은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기업대출 역량이 뛰어나고, 충분히 더 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이라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한 회장이 연속성을 갖고 경영을 한다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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