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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① "'친구' 첫 시청률, 망치 5개로 얻어맞은 느낌"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친구'는 곽경택 감독의 다른 이름과도 같다. 전국 스크린 수가 지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을 무렵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전국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초대박' 히트작인 '친구'는 늘 곽 감독의 이름 앞에 굳건히 버티고 서 있다.


◆ "비난 받을 각오 했다"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곽경택 감독은 "처음부터 '친구'를 우려먹어 돈 벌어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비난은 각오했다"며 껄껄 웃었다. 영화 '친구'의 드라마 리메이크 제의가 들어왔을 때 연출자이자 제작사 대표인 그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제작사를 꾸려가야 하는 경영자로서 느끼는 절박함과 영화 '친구'에 대한 애착의 결합이었다.


'친구'의 흥행 이후 제작사 진인사필름을 차린 곽 감독은 '챔피언' '똥개' '태풍' '사랑' 등을 제작, 연출했으나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일본 측 투자사의 제의를 받고 그는 '친구' 리메이크를 선택했다. 일본 측과 MBC의 투자만으로도 제작비 80여억원은 대부분 회수했으니 이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은 진인사필름의 몫이다.

"웹하드 다운로드가 기대 이상으로 많다고 들었어요. '초대박' 수준 드라마만큼이라고 해요. 영화가 터질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작비 아끼지 않고 완성도에 올인"


곽경택 감독은 '친구'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면서 많은 고민이 생겼다. 2시간짜리 영화를 20시간으로 늘려야 했고, 영화를 좋아했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했다.


"영화가 나오고 8, 9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똑같은 감독에 촬영감독이 찍고 거기에 장비는 더 좋아졌는데 영화보다 영상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명도 많이 쓰고 공을 많이 들였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를 처음 제작, 연출하는 그에게 자연스레 많은 충고가 쏟아졌다.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드라마에서 예술 하면 안 된다, 무조건 싸게 찍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스태프들에게 낮은 완성도로 타협을 해야 하는 게 맞을까 고민했죠.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5~10억원 아껴서 '친구'를 사랑했던 분들을 실망시키고 흥행까지 실패하면 그 다음에 무슨 낯으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일본 투자금액의 환차익이 생겨 과감히 지출했죠."



◆ "'모래시계' 닮지 않으려 5회 분량 극본 다시 썼죠"


드라마를 영화와 비슷하게 만들어야 할지, 다르게 만들어야 할지도 고민거리였다. '친구'와 똑같이 가는 건 너무 식상하고, 너무 다르게 가는 건 원작을 사랑한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자기 영화를 자기가 베꼈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걱정했습니다. 처음엔 이야기가 많이 달랐어요. 고등학생 시절 분량까지는 영화와 비슷했는데 그 이상 쓰다 보니 뭔가 '모래시계'와 닮아있고 뭔가 허구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 작가들을 모아놓고 5회 분량 정도 날릴 생각을 하라고 말한 뒤 '친구' 원안대로 가자고 했습니다."


영화만 해왔던 곽 감독에게 드라마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품을 관람하는 방식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영화에 비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훨씬 수동적이라는 것이 관건이었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결말 부분을 먼저 보여주고 초등학생 시절, 고등학생 시절로 넘어가는 건 시청률을 고려한 편집이었어요. 영화적인 생각이겠지만 제작비를 많이 쓰고 볼 거리가 많은 부분이 클라이맥스 부분이잖아요. 드라마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시간 순서로 편집된 게 아니라서 혼란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 "1부 시청률, 망치 5개로 얻어맞은 느낌"


곽 감독은 처음 시청률을 확인한 뒤 "망치 다섯 개로 얻어맏은 듯했다"며 다시 한번 껄껄 웃었다. "15% 정도는 기대했는데 10%도 안 나오니까 하루 동안 정신 없었다"는 것이다. "드라마에 대한 리뷰는 좋은데 시청률은 왜 이렇게 안 나올까 했어요. 영화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보자고 마음 먹었죠."


어차피 원작에 대한 헌정으로 만든 작품이니 끝까지 완성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곽 감독의 복안이다. 완성도를 위해 추가보충 촬영도 결정했다. 5회부터는 "아버지도 헷갈린다고 불평했다"는 플래시백 편집도 없어져 시간 배열에 따른 혼동은 없을 것이라 그는 확신했다.


곽경택 감독도 이제는 드라마 리메이크로 '친구'를 떠나 보내는 것일까. "주위에서 이젠 '친구' 이야기는 더 할 게 없겠다고 말하면 준석이와 동수의 아이들이 있지 않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20대 초쯤 됐을 테니까요. '친구: 네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만들 수도 있겠죠. 하하."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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