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강도 크지않아 영향력은 작아..무조건 외인 의존하는 건 위험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코스닥까지 3개의 시장에서 모두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 흐름은 흐지부지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4월 한달간 외국인이 3개 시장에서 모두 순매수에 나선 것은 6일과 9일, 22일, 29일 총 4번이다.
이 4차례의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덕에 코스피 지수는 모두 강세를 보였다. 특히 9일에는 4.3% 급등했고, 29일에도 3% 가까이 강세를 보이는 등 눈에 띄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8일 현재 3개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전날 미국증시가 약세를 보인데다 주말 사이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에 대한 우려감도 겹치면서 매수 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의 경우 미 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전날 미국 시장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에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1% 이상의 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증시에서도 오전 11시30분이 지난 상황에서 현물 시장에서 900억원대의 매수세를 기록중이다.
지금까지의 매수 강도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하지만 외국인이 쉽게 매도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해외펀드 동향을 살펴보면 신흥시장, 특히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은 점에서 볼 때 순식간에 매도세로 돌아서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도 전환은 쉽지 않지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날처럼 매수세를 이어가더라도 코스피는 오히려 약세로 돌아서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외국인이 지금까지 주식을 많이 매수해 차익실현 욕구가 커져있는 상태고, 원ㆍ달러 환율 역시 예전에 비해 낮아진 만큼 순매수 강도가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최근 매수하고 있는 업종을 보면 눈에 띄게 매수 강도가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 외국인은 금융주, 건설주, 철강주 등 지금까지는 줄곧 팔아오던 경기민감주에 대해 사기 시작했다는 것. 포트폴리오를 크게 바꾸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매수 강도가 크게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선물 시장에서의 매수 추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선물 시장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간 이어진 강한 매도공세가 매수세로 전환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선물 시장의 경우 단기 매매 성향이 짙기 때문에 매수 추세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결국 외국인이 3개 시장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매수 강도인 만큼 외국인의 매수세 자체에만 의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4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96포인트(-0.50%) 내린 1394.12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93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억원, 선물 시장에서 1400계약 가량을 순매수 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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