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버려진 산단]⑩"미분양 해결책은 거점산업 육성, 입주기업 지원"

시계아이콘02분 0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지방 산업단지의 만성적인 미분양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이 없어 지방으로 기업이 가지 않는데도 수요조사가 지나치게 안일하게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최준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제조업 수요가 없는 지역은 산단을 조성하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일단 산단을 조성하면 기업이 알아서 채워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경연 관계자도 "국가산단과 지방 산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기업을 채울지에 대한 사전준비"라면서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설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버려진 산단]⑩"미분양 해결책은 거점산업 육성, 입주기업 지원"
AD

지방 산업단지의 만성적인 미분양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이 없어 지방으로 기업이 가지 않는데도 수요조사가 지나치게 안일하게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고질적인 산단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려면 거점산업 육성과 입주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아시아경제와 산단 미분양을 주제로 인터뷰를 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인력 문제를 거론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왜 지방의 산단은 입주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게 문제”라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청년들은 지방에서 일하기보다는 서울에 가려고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 산단으로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강호제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수도권 쏠림현상에 따른 인력난을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은 “산단 정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이 수도권에 몰린 게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산업은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몰려 있고, 오염물질 배출업종들이 지방 산단으로 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다 보니 고급인력을 활용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들이 더 지방으로 안 간다”고 꼬집었다.


산단 입주기업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산경연) 관계자는 미분양에 대해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들도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지방 이전 후 인력난이 발생할까 우려돼 기업들이 쉽게 이전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산단, 생산 현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젊은이들이 이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사람이 없는 지방 산단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수요조사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최준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제조업 수요가 없는 지역은 산단을 조성하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일단 산단을 조성하면 기업이 알아서 채워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경연 관계자도 “국가산단과 지방 산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기업을 채울지에 대한 사전준비”라면서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건설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산단들이 잘됐기 때문에 우리 지역도 잘 될 것이라는 안일한 계획이 난립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위원 역시 “산단 미분양률은 통계상으로는 괜찮은 편인데 지역 입장에서 보면 매우 큰 문제”라면서 “수요조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용지가 과거 10년처럼 똑같이 증가할 것으로 가정하는 등 지나치게 단순한 조사가 미분양에 악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산단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했다. 최준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 모든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며 “한두 개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강기 산업 육성에만 집중해 성과를 거둔 거창군처럼 지자체가 주력산업을 정해 산단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판단에 따라 여러 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새로 지었다고 다른 곳보다 비싸게 받아들이면 기업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단 정책만 잘할 게 아니라 지방에 사람이 근본적으로 많이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문화 산단 정책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산경연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해결될 것은 아니지만 방향은 옳다고 본다”며 “정부가 멀리 내다보고 정책을 기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 역시 “산단과 인근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청년이 일하고 놀고 싶은 산단을 만들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기만 한다고 청년들이 혹하고 오거나 회사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입체적이고 지속가능한 산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편집자주한국에는 버려진 땅이 있다. 넓이만 2449만㎡로 여의도 면적의 5.44배 규모다. 이 땅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방치돼있다. 바로 '산업단지' 이야기다. 산단은 1960년대 울산공업단지 개발을 시작으로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한 주역이다. 하지만 우후죽순 들어선 탓에 지금은 고질적인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새 산단을 짓는 데만 몰두하면서 기존 산단은 심각한 노후화 문제에 직면했다. 아시아경제는 '버려진 산단' 기획을 통해 국내 산단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사례를 통해 한국 산단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