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1000장과 손편지 남기고 사라져
모자와 선글라스 착용으로 신분 확인 어려워
수원에서 한 기부자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5000만원을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한 익명의 기부자가 수원시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에 현금 5000만원과 편지를 놓고 갔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한 중년 여성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와 말없이 민원대 위에 종이봉투를 올려두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직원이 봉투를 열어보았고, 큰 액수의 현금이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직원들은 누군가 거금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다가, 봉투 안에 손편지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정성스럽게 작성된 기부자의 편지에는 "생활비에서 아껴 여러 해 동안 적금을 들어 5000만원을 만들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여러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센터 직원들은 기부자를 찾기 위해 밖으로 나섰지만 이미 기부자는 떠난 뒤였다. 센터의 CCTV도 확인했으나 차를 가져오지 않아 차량번호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정숙미 광교2동 행정민원팀장은 “간식을 두고 가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서,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아직까지도 기부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익명의 기부자가 두고 간 성금을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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