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예술가 日 장인 나미카와 야스유키 작품
경매로 팔아 수익금 자선 상점에 기부 예정
영국의 한 자선 가게에서 약 4000원에 구매한 작은 꽃병이 알고 보니 1400만원이 넘는 예술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아흐메트와 카렌 부부는 영국 남동부 서리 카운티의 한 자선가에게서 손바닥만 한 작은 꽃병을 발견했다.
카렌은 "남편인 아흐메트와 나는 자주 자선 상점을 돌아다닌다"며 "나는 항상 책을 보고 그는 예술품과 골동품을 주로 살핀다"고 했다.
이어 "아흐메트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훌륭한 취향을 갖고 있다"며 "그가 내게 이 꽃병을 보여줬고 나는 '예쁘긴 하다'고 했지만, 처음엔 무시하듯 넘겼다"고 했다. 아흐메트는 꽃병 겉면에 새겨진 그림을 보여주며 감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꽃병의 가치가 얼마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전문가에게 감정을 맡기기 위해 2.5파운드(약 4140원)에 꽃병을 구매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감정 끝에 이 꽃병이 일본 도예가이자 칠보 장인인 고(故) 나미카와 야스유키(1845~1927)의 작품임을 확인했다.
영국 캔터베리옥션갤러리의 공동 디렉터 클리오나 킬로이는 "야스유키와 교토 공방에서 나온 작품들은 매우 인기가 높다"며 "야스유키와 나미카와 소스케는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일본 칠보의 '황금시대'에 가장 유명한 칠보 예술가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칠보'는 금, 은, 구리, 점토, 유리 등의 바탕 재료에 여러 가지 유약을 얹어 약 800도의 고열에서 소성해 색상을 표현하는 공예기법이다. 특히 유선칠보는 금속의 선으로 된 윤곽선으로 문양을 만드는 것인데, 야스유키는 유선칠보 장인으로 유명하다.
킬로이는 "야스유키의 꽃병은 검은 배경에 수탉과 암탉이 매우 정교하며 자연주의적으로 묘사됐다"며 "이는 야스유키의 트레이드마크"라고 말했다.
한편 이 꽃병은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카렌은 경매로 획득한 수익금을 자신이 꽃병을 구입한 자선 상점에 기부할 예정이다. 경매 예상가는 최대 약 9000파운드(약 1493만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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