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배후 공작"…보복시사
반푸틴 민병대들은 '자발성' 강조
최근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민병대인 '러시아자유군단(FRL)'과 '러시아의용군부대(RVC)'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접경지대인 벨고로드 일대를 공격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내전인지 우크라이나의 배후 기습인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됐는데요.
러시아에서는 이들 병력 중 일부가 미군 무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의 배후공작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군은 자국과 무관한 러시아 내부 자생적인 반푸틴 세력으로 이들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조직들이고 무엇을 목적으로 러시아 접경지역을 공격하고 있는 것일까요?
친우크라 민병대 소요사태 지속…작은 마을들 점령해나가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지역인 벨고로드를 공격했던 FRL과 RVC가 접경지역을 따라 이동하면서 게릴라전을 계속 벌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진카 정착촌이란 작은 지역을 점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러시아군의 추격을 피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러시아 국경으로 진입해 작은 마을들을 약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주 주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영토로 침입한 파괴공작원과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국경수비대, 연방방위군, 연방보안국(FSB)과 함께 적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벨고로드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들 민병대의 소행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경 침공을 보고받았다면서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가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믿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했죠. 이와함께 상응하는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푸틴 민병대, 자발성 강조…"푸틴의 무장 갱단에 맞서싸울 것"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이들 민병대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반푸틴 세력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FRL과 RVC 대원들은 전선지역에서 게릴라식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자신을 '화이트 렉스'(가명)로 소개한 한 지휘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이기도록 돕기 위해 벨고로드를 공격했다"며 "우리는 러시아 언론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파시스트(극우파)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러시아인들로 구성돼있으며,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러시아군 출신으로 알려져있죠. 이들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이겨야하며, 푸틴 대통령의 장기독재 또한 끝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당시부터 활동하던 일부 러시아 내 반푸틴 우파세력들이 연합해 만든 조직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이들은 "푸틴의 무장갱단과 맞서싸울 것"이라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군과 맞서싸우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병력과 물자를 지원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미군무기를 일부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 당국은 해당 소식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누가, 왜 벨고로드를 공격했는지, 미국 장비를 사용한 것인지 지금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미군 장비를 러시아 영토를 직접 공격하는 데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들의 존재자체가 자칫 러시아와 서방간의 직접대결로 비춰질 것을 미국 정부는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변수가 될지 앞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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