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초식 화석 한 곳서 발견은 이례적
13년 전 육식 공룡알 둥지가 발견된 전남 신안군 해안지역에서 초식공룡알 화석이 추가로 발견됐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의 알 화석이 한 곳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는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압해면 내태도 해안가(압해대교 신안군 초입부) 일대를 목포자연사박물관 측과 공동현장 조사하던 중 공룡알 화석 등이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온전한 형태로 보존된 알 4개와 100여개의 파편이며, 뼈 화석도 일부 나왔다. 공룡알의 크기가 직경 15㎝ 정도이며 모양이 둥글거나 타원형인 점에 주목, 분석에 착수했다.
분석 결과 대형 알 화석은 대형 초식공룡알 화석이며, 소형 알 화석은 소형 육식공룡 혹은 새의 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알 두께가 0.5㎜ 이하의 소형 알 화석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는 희귀한 화석이다.
또 뼈 화석은 2개의 큰 암석 덩어리에서 발견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뼈 내부가 비어 있는 형태로 발견되어 육식공룡 또는 익룡의 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화석들은 모두 같은 층위에서 발견된 만큼 동시대 공룡알 화석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에 화석이 발견된 곳이 2009년 발견된 육식공룡 알둥지와 약 1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2009년 발견된 신안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은 지름 2.3m, 높이 약 60㎝, 무게 3t의 국내 최대 규모로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바 있다.
허민(전남대 교수)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장은 “공룡은 자기 영역에서 산란하는 습성이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대형 육식공룡과 대형 초식공룡의 알 화석이 같은 지역에서 동시 발견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 소장은 “해당 지역과 전남 보성군 비봉리 공룡알 화석산지, 중국 산둥성 공룡알 산지 등을 비교 연구하면 과거 백악기 동아시아 공룡 산란지와 생태환경 해석에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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