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조현수의 범행을 방조하거나 도피자금을 대준 조력자 간의 관계가 주목된다.
21일 인천지법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이씨와 조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현재까지 4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조력자는 이씨와 조씨의 오랜 지인이나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A씨다. 전과 18범인 A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5월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이씨가 남편 윤씨를 공범 조씨와 함께 살해할 때 A씨가 직접적으로 범행을 도운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A씨는 이씨와 조씨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윤씨를 살해하려 했다는 것을 알면서 사건 당시 수영이 서툰 윤씨에게 4m 높이 절벽 위에서 다이빙하도록 부추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살인방조와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청구된 A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소병진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의 내용과 증거 수집 현황 등 기록을 보면 지금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가 검찰 조사에 충실히 출석해왔다는 점, 주거지가 일정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지인은 2명이다. B씨는 생활비 명목으로 이들에게 1900만원을 주고 C씨는 고양 삼송역 인근의 오피스텔을 빌려 도피처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 외에 다른 지인 1명도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씨와 조씨의 범행에 가담한 이들이 범죄 공동체였을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단순히 보험료만을 노리고 탄탄한 조직력과 신뢰관계를 보이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들이 10대 시절 가출팸에서 만나 성매매나 조건 만남 빌미 절도,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모해왔을 수 있다며 더 많은 범죄 개연성이 있는 만큼 수사 확대 필요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보험금을 타내려 윤씨를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윤씨에게 복어 피를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다.
이들은 지난해 검찰의 조사를 앞둔 12월14일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3월16일 고양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의 첫 재판은 이달 27일 열릴 예정이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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