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본점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산업은행은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산은 직원들은 90일 넘게 시위를 이어가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계획'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부터 '부산 이전 태스크포스(TF)'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직속 전담 조직으로 격상한다.
금융위와 산은은 올해 안에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이전 대상 기능의 범위, 부지 확보 방안, 인력·설비 이전 일정, 전산망 구축방안 등에 대한 검토를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가 '산업은행의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균형발전위원회에 상정해 심의·의결하고 국토부 장관의 최종승인까지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후 본점을 서울시에 둔다는 산업은행법 제4조를 개정하고 부지매입, 사옥 신축을 비롯한 이전 실무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건물 준공에 맞춰 산은의 본점이 부산으로 이전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산은의 부산 이전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주문으로 급물살을 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일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산은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이에 강 회장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를 계기로 산은 부산 이전 계획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직원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산은 노조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임금피크제 직원들을 제외한 일반직 23명, 전문직 11명 등 총 34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한 해 동안 퇴사하는 인원에 육박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500명 선발대 부산 발령 등 각종 '설'들도 직원들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부산 이전 관련해서 관련 추측들이 매번 업데이트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은 직원들의 항의도 거세다. 산은 직원들은 얼마 전 산은 이전 관련 질의를 한 국회의원을 향해 단체로 문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직원 400명 정도가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매일 강 회장의 집무실 앞에 모여 반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6일 예정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은 직원들은 금융노조 파업에서 90% 가까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 예고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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