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여행지로 러시아 급부상
설경 구경에 오로라 관측도
중국인 관광객이 외교 갈등 여파로 일본 여행을 잇달아 취소하면서 러시아가 새로운 대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여행 마케팅 업체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는 최근 2주간 12월 러시아 호텔 예약이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 대신 기후가 비슷한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로 목적지를 바꾸는 중국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 계열 중국 여행 플랫폼 플리기도 최근 두 달간 러시아행 항공권 예약이 작년 동기간보다 약 2배 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자연경관과 문화적 매력, 저렴한 비용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며, 바이칼 호수의 푸른 얼음과 오로라 관측이 가능한 점 또한 이들 겨울 여행의 매력이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엔 중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이후 수십만 명이 항공권을 취소했고,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으로 향하는 노선 12개를 중단하기도 했다. 홍콩 당국 또한 지난 15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일본에 체류 중인 홍콩 시민들에게 경계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신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동쪽 지역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급증했다. 지난 10월~11월 블라디보스토크행 여객기 승객은 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고, 중국과의 주간 항공편도 증가했다. 러시아 정부가 중국인 대상 비자 면제를 예고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SCMP는 "일본 방문객 감소로 러시아 외에도 한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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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에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무르만스크, 민스크 등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데, 특히 무르만스크는 북유럽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SCMP는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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