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승객들 대피 시간 지연시켜선 안 돼"
승무원의 신속한 통제·승객 협조 중요성 강조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객기 내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수하물을 꺼내는 등의 행동으로 탈출을 지연시키지 말고 승무원의 통제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연합뉴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항공기 화재에 대처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승무원의 신속한 통제와 승객의 적극적인 협조"라고 보도했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기내에서 불이 나면 연기로 인해 시야가 제한될 수 있다"며 "낮 시간대라면 창문 가리개를 올려 시야를 확보한 뒤 바닥 등과 비상구 표시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승무원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귀중품을 챙긴다며 선반을 열어 다른 승객들의 대피 시간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간 충돌 사고 당시에도 승무원들이 "짐을 챙기지 말고 탈출하라"라고 지시해 JAL 여객기 탑승자 379명 모두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항공기 화재 원인에 관해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는 가운데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발화점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승객 수화물로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승객이 선반에 실은 보조배터리의 불량 문제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있다"라고 추정했다.
박찬근 한국항공대 교수도 "선반 내 수화물에서 발화됐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것이 만약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라면 싣는 과정에서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져 불이 났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당국 차원에서 저가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점검 규정 준수와 정비 상태 등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전날 오후 10시15분께 부산 김해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탑승자 전원이 슬라이드로 탈출하는 데 성공해 경상을 제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의 원인과 관련해선 항공기 승무원이 닫혀 있던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보고 관제탑으로 화재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도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다"며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 그런 게 아닐까"라고 진술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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