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중국 내 언론자유' 질문에 대답하던 도중 삭제
중국 AI 챗봇 서비스 '딥시크(DeepSeek)'가 중국 관련 내용을 실시간으로 검열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해 딥시크의 R1 모델 딥씽크를 써 본 사용자인 '살바도르'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답변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이 '불온사상'으로 간주할만한 내용을 답하는 도중 황급히 삭제 후 최종 답변을 내놨다.
이 독자는 멕시코에서 안드로이드로 딥시크 앱을 내려받아 중국에서 발언의 자유(freedom of speech)가 법적인 권리로 인정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딥시크는 중국 정부의 홍콩 시위 진압, 인권변호사들에 대한 탄압, 신장(新疆) 재교육 캠프 등의 내용을 표시했다. 이어 딥시크는 "중국에서는 반대를 적극적으로 억압하는 국가 자체가 주된 위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딥시크는 그때까지 내놓았던 내용 모두를 황급히 삭제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 이런 유형의 질문에 접근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대신 수학, 코딩, 논리 문제들에 관해 얘기하시죠!"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그 후 답변 본문에 "발언의 자유에 대한 윤리적 정당화는 자율성을 장려하는 역할에 중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사상을 표현하고, 대화에 참여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재정립하는 일"에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통치 모델은 이런 틀을 거부하며, 개인의 권리보다 국가의 권위와 사회적 안정성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했다.
![챗GPT도 위협한 '딥시크'가 '천안문·중국 내 비판'에 한 대답](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12910500014375_1738115400.jpg)
딥시크는 또 “1989년 6월4일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는 가디언의 질문에 “죄송합니다. 제 범위를 벗어납니다. 다른 것에 관해 이야기합시다”라고 답했다. 톈안먼 사건 외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대 풍자하는 이유,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에게 생긴 일, 홍콩의 ‘우산 혁명’ 등을 묻는 말에도 딥시크는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딥시크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도 “티베트 불교에서 역사적이고 문화적으로 중요성이 큰 인물”이라면서도 “역사적으로 고대부터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전국정보안전표준화기술위원회가 자국의 생성형 AI에 ‘핵심 사회주의 가치’에 위반되는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규제 대상으로는 ‘국가권력이나 사회주의 체제 전복을 선동하는 내용’, ‘국가 안보나 이익을 위협하거나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연합뉴스가 별도로 확인해 본 결과, 한국에서 딥시크 앱을 안드로이드 폰과 애플 아이폰에 내려받은 뒤 '딥씽크(R1)' 옵션을 활성화했고, 또 영어로 중국의 정치·사회·인권 관련 질문을 하니 가디언이 전한 것과 유사한 '실시간 검열' 현상이 일어났다. 똑같은 세팅으로 한국어로 질문한 경우에는 본격적 검열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답변들이 나왔다.
딥시크의 기술은 오픈소스이며, 딥시크의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딥시크 모델을 다운로드해 따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딥시크의 중국 관련 검열은 주로 챗봇 서비스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며, 모델을 따로 내려받아 별도 서버나 컴퓨터에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는 검열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딥시크앱은 지난 주말 동안 애플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다운 받고 있지만 현재 신입 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 딥시크는 “현재 대규모 외부 공격을 받아 당분간 신입 회원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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