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 광고 도입
이용자 10억명 추산
모바일 메신저 앱 텔레그램이 수익화 모델 도입 3년 만에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에 "회사 연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어섰다"며 "3년간의 수익화 역사 중 처음으로 텔레그램이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텔레그램은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으나 2021년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와 광고를 도입해 수익화 모델로 전환했다. 두로프 CEO는 "올해 텔레그램의 유료 서비스 가입자 수가 전년보다 3배 증가한 1200만명을 돌파했다"며 이를 통해 텔레그램이 가지고 있던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부채 중 상당 부분을 상환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약 10억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1200만명의 유료 구독자는 추가 기능을 위해 매달 5달러를 지불한다. 특히 올해 매출의 약 절반이 삼성과 같은 대형 브랜드 광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텔레그램은 월 1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공개 채널에서 광고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초 텔레그램의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약 44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텔레그램이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사업 호조도 흑자 전환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가상화폐 톤코인(Toncoin)을 포함해 올해 수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자산을 판매했다. 앞서 영국의 한 주요 외신도 지난해 말 약 4억달러(약 5800억원) 수준이었던 텔레그램의 디지털 자산 규모가 올해 상반기 13억달러(약 1조8880억원)로 3배 이상 뛰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3년 등장한 텔레그램은 그동안 철저한 익명성과 비밀보장을 기치로 내걸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이용자들을 열광시켰으나 온라인 성범죄, 마약 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무법 천국’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난 8월에는 두로프 CEO가 이들 범죄를 공모·방조한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예비기소 처분까지 받았다. 보석금을 통해 감옥신세는 면했으나 출국은 금지된 상황이다.
두로프 CEO는 프랑스 당국이 자신을 체포한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텔레그램이 범죄에 남용되는 사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있는 콘텐츠를 차단하고 각국의 범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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