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한국경제발전학회 공동 심포지엄
'기후리스크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극한기후,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
폭염과 한파 등 극한기후가 우리나라의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0년대 이후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농축수산물의 가격변동이 커지고 에너지 가격 충격이 발생하는 등 물가를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기영 연세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2층 컨퍼런스홀에서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및 대응, 그리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과 한국경제발전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후리스크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기후변화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고 특히 물리적 리스크와 관련한 경제학적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지역별로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를 수치화한 '극한기후지수'를 개발해 기후리스크가 물가와 산업생산 등 거시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분석 결과 기후리스크는 물가를 유의미하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폭염을 중심으로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농축수산물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거나 에너지가격 충격이 발생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물가를 상승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기후리스크가 산업생산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실내근무가 주를 이루고 산업계가 냉난방 시설 개선, 작업시간 조정, 에너지 효율기술 도입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결과로 해석된다.
박 교수는 "앞으로 극한기후 현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후리스크의 물가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폭염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산업별로 기후변화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 등을 반영해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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