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서 뿔로 시민 공격했다 붙잡혀
주인 안 나타나면 향후 안락사 검토
도심 공원과 산책로에 나타나 시민 2명을 뿔로 다치게 한 뒤 출몰 나흘 만에 포획된 사슴이 주인을 찾지 못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공개 입양 절차를 밟는다. 입양이 성사되지 않으면 사슴은 안락사될 가능성도 있다. 25일 연합뉴스는 "지난 9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하광교동 한 식당 주변에서 마취총으로 포획한 사슴에 대한 실종동물 찾기 공고가 이날 만료된다"고 보도했다.
이 사슴은 지난 6일 영통구 광교호수공원과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잇따라 시민 2명을 뿔로 공격해 다치게 했다. 생후 8년가량 된 수컷 외래 꽃사슴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 야생 사슴은 멸종 상태다. 사슴 주인이 이날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은 수원시가 갖게 된다. 이 경우 수원시는 곧바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 입양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종·구조동물은 수원시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다. 이후 실종동물찾기 공고를 통해 10일 동안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도 입양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일정 기간 보호하다 안락사 여부를 검토한다. 수원시 동물보호센터는 실종동물찾기 공고 이후 보호 기간을 보통 1년으로 잡고 운영 중이다. 시 동물보호센터는 포획된 사슴 역시 1년가량 보호하며 입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사슴의 공격으로 복부와 다리 등을 다친 시민 2명에 대해서는 시민 안전 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안전 보험은 화재, 안전사고 등을 당한 시민에게 시와 계약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치료비, 수술비, 입원비 등 최대 1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최근 사슴은 수원 외에도 인근 의왕, 전북 군산 등에서 잇따라 출몰했다. 전문가들은 농장에서 사육되던 사슴이 짝짓기 경쟁 과정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컷 사슴은 짝짓기 기간인 겨울에 아드레날린 분비가 왕성해진다. 예민해진 사슴은 거리가 10~20m로 근접한 상대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할 가능성이 높기에, 사슴을 발견하면 커다란 구조물 뒤에 몸을 숨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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