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 ASML 16% 하락
전날 다우·S&P500 최고치에 차익실현
9월 소매판매 주목…전월比 0.3% 증가 예상
이란 석유시설 공격 우려 완화에 유가 4% ↓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급락한 여파다. 시장은 이번 주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며 미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9월 소매판매 지표를 대기하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8포인트(0.75%) 밀린 4만2740.4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4.59포인트(0.76%) 하락한 5815.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7.1포인트(1.01%) 내린 1만8315.5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다우 평균 지수와 S&P500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나섰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번 수석 주식 전략가는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빠르게 매수하고, 고가에 빠르게 매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종목별로는 전날 최고치를 경신한 엔비디아가 4.52% 내렸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출에 있어 국가별로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으로 이어졌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중국 사업 비중 축소 전망에 16.26%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연간 이익 전망 하향 후 8.11%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에 0.55% 올랐다. 골드만삭스 역시 월가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0.07% 내렸다.
시티그룹의 스콧 크로넛 미국 주식 전략가는 "S&P500지수가 적어도 꽤 과대평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뉴스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면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시장은 지난주 후반 본격화한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오는 17일 미 상무부가 공개할 9월 소매판매 지표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늘어난 8월(0.1% 증가)보다 증가폭이 컸을 것으로 전망한다. BoA 등 월가 일각에서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0.8% 증가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소매판매까지 예상보다 강력할 경우 미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는 노랜딩(무착륙) 관측이 확산할 전망이다.
기업 실적 발표도 이어져 17일에는 대만 TSMC와 넷플릭스가 실적을 내놓는다. 기업 실적 발표 역시 미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하며 증시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전날 콜럼버스 데이를 맞아 휴장했던 채권 시장이 이날 재개된 가운데 국채 금리는 만기별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3% 선을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3.95% 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4% 넘게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25달러(4.4%) 내린 배럴당 70.58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21달러(4.14%) 하락한 배럴당 74.25달러에 마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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