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단행' 美 금리인하 호재…물가도 긍정적
中경기부양책도 위험자산 투심 개선
업계, 6만8000~7만달러 재돌파 기대
9월 넷째주 비트코인 가격은 6만6000달러 돌파를 시도 중이다. 미국 금리인하 기조 등 우호적인 거시환경에 중국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맞물렸다. 여기에 27일(현지시간) 발표된 8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수치가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조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과거 '7만달러 벽'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지가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한국시간) 오후 2시2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13% 상승한 6만6000.18달러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4.89% 올랐고, 1개월 전에 비해선 11.19% 상승했다. 1년 전 대비로는 149.74%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 6만2000달러대에서 출발한 비트코인 가격은 26일을 기점으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 27일에는 8월 초 이후 처음으로 6만5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날(28일) 현재는 6만600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강세는 미국 금리인하 호재에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7~18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0.01%포인트) 인하한 4.75~5.00%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빅 컷을 단행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올해 추가 2회, 내년 4회를 전망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지난주 미국이 4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초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시작됐다"고 짚었다.
여기에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 전반이 개선된 것도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최대 1조 위안(약 189조원) 규모 자본을 국영은행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대형 은행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상승했고 금,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PCE 수치도 비트코인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소비지출 물가가 8월 2.2%로 더 내리며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은 미 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핵심지표 중 하나다.
21셰어즈의 가상자산 연구원인 매트 메나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 측에 "투자자들은 Fed가 앞으로 더 (금리인하에) 수용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위험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이같은 환경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가격을 높이고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우호적 환경이 지속되면서 6만8000~7만달러 저항선을 돌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는 올해 3월 14일 기록한 7만3750.07달러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64점(탐욕)이다. 지난주 54점(중립)보다 높은 등급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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