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칩 설계
아날로그·디지털·파워회로 하나에
자체개발 설계자산 기반 제조공정 국산화
지난 23일 코스닥 상장한 아이언디바이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아이언디바이스는 2008년 삼성전자와 페어차일드 반도체 출신의 인력들이 모여 설립했다. 스마트폰, 오디오 등 소리가 필요한 기기에 들어가는 칩을 설계한다. 모바일기기의 초박화 경향으로 마이크로 스피커 면적이 줄어들고 있지만, 소비자의 음향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아이언디바이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날로그·디지털·파워 회로를 모두 하나의 칩(chip)에 구현하는 혼성신호 SoC(시스템온칩)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다. 자체 개발한 설계자산(IP)을 기반으로 스마트파워앰프 SoC를 생산해 국내 글로벌 세트업체 및 다양한 수요처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파워앰프란 소리를 내는데 필요한 출력에 맞춰 전압을 바꾸고 필요하면 배터리보다 높은 전압으로 스피커를 구동한다. 또한 스피커의 물리적 신호를 정밀하게 받아들여 부드럽게 조절하는 디지털 알고리즘 등 다수의 IP를 포함하는 융합 SoC 반도체 제품이다. 국내에서 관련 칩을 설계하는 회사는 아이언디바이스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최대 30% 점유율 확보 목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2017년 오랜 연구개발 기간 끝에 나온 핵심 설계자산들을 바탕으로 아이언디바이스의 기술제품이 삼성전자 스마트스피커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이어서 스마트폰에도 적용돼 대규모 양산으로 설계 검증이 이뤄졌다. 이후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1년부터는 자체 생산품을 만들어 본격적인 팹리스 사업모델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공급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내에서 20~3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내부 목표다. 풍부한 청각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향후 오디오용 스마트 앰프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언디바이스의 핵심 기술력은 ▲초저잡음 고성능 아날로그 회로기술 ▲고성능 제어 및 신호처리 디지털 기술 ▲전력전자 기반의 파워구동 및 센싱 기술 등이 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성능 혼성신호 핵심 IP를 바탕으로 적용제품 및 응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촉각과 오디오를 함께 결합하는 오디오-햅틱 기술과 디스플레이 사운드 앰프 등으로 응용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고전압·대전력 IP를 바탕으로 화합물 전력반도체용 구동회로를 개발해 시장검증 중이다. 향후 화합물 전력반도체의 본격적인 응용시장 확대 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력 변환기기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하는 오디오 반도체 시장은 새로운 기회
오디오반도체(IC) 시장은 오디오 시장과는 별개로 형성돼 있다. 2020년 기준 약 23억달러(3조원) 시장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데이터빈스 2023년 분석자료에 의하면 2027년 34억달러(4조5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디오 반도체의 경우, 전체 오디오 시장과는 별개로 그 자체의 독특한 특성과 동향이 있다. 전통적인 오디오 앰프 중 하나인 클래스AB 앰프 같은 기존의 기술들은 이미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지만, 고효율의 클래스D 앰프 기반 기술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성능 오디오 반도체 시장에는 스마트 코덱, 부스트 앰플리파이어 등 최신 기술들이 결합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오디오 앰플리파이어 IC 산업은 음성 출력을 해야 하는 다양한 전자기기 등을 통해 널리 대중화돼 있다.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활성화돼 있으며 점차 고출력과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요구하는 시장 수요에 맞춘 제품들로 진화 중이다. 최근 휴대용 스마트기기의 입체적인 사운드 구현을 위해 다수의 스피커 및 앰플리파이어 IC를 탑재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안정적 실적 성장과 제품 다양화 가능성이 투자 포인트
유진투자증권은 국산화 및 상용화를 통한 스마트파워앰프의 안정적 실적 성장을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삼성전자 제품 내에서 점유율 확대는 물론, 중국 메이저 업체로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 성장을 위한 제품 다양화 추진도 긍정적인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세트업체 E사와 노트북,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사운드를 개발 중이다. 또한 세트업체 S 사와는 제품화를 위해 3개년 개발 로드맵을 통해 오디오 햅틱 드라이버 SoC 등 제품을 개발 중이다. 2024년 양산용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언디바이스의 장점은 퀄컴, 메디텍, 삼성 엑시노스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있는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DSP)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혼성신호 시스템반도체 SoC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측형 제어 소프트웨어를 AP에서 구동시키기 위해 여러 오디오 제조사의 AP 구조를 파악해 이들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DB하이텍,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계약 및 생산을 진행하며 제조공정을 국산화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후공정에서도 협업 체계를 갖춰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 반도체업계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 최근 출시되는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 및 애플의 아이폰 모두 입체감 있는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오디오 앰프 IC를 2개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사양화하는 스마트폰의 추세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시장이 지속해서 커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고기능 스마트폰의 시장 포화 상태, 국내 팹리스 업계의 인력 부족, 중국과의 가격경쟁,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비 부담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 등은 성장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손익분기점 미달했지만, 내년 흑자전환 예고
실적 현황을 보면 2022년 매출액 54억원, 영업적자 1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액 62억원, 영업적자 35억원을 2024년 상반기 매출액 45억원, 영업적자 18억원으로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향후 실적은 2024년 매출액 151억원, 영업적자 11억원이다. 2025년 매출액 297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이며 2026년 매출액 59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으로 예상했다. 성현동 김선봉 KB증권 연구원은 "IT 기기의 성능 상향 평준화에 따라 대당 1~2개 수준이었던 앰프 채용량이 최대 8개까지 증가했다"며 긍정적인 체크포인트로 언급했다. 리스크요인으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데 반해 현재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해 고정비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일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고객사 물량 변동 시 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점을 꼽았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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