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
자동차·의료기기·화장품 수출 기대
K-콘텐츠 현지 지출에도 도움
기업 35.4% "협정 처음 들어"
정부가 협정 홍보 필요
우리나라가 지난 5월29일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수출 증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조속한 발효와 함께 수출 기업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일 발간한 '한·UAE CEPA 주요 내용 및 우리 수출기업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UAE 양국이 서명한 CEPA는 관세 인하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등 시장 접근 확대에 더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강화 확대 방안까지 담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이다. 양국은 이를 통해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5%,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한·UAE CEPA를 통해 우리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수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온라인 게임, 의료 등의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고 디지털 규범도 높은 수준으로 함의되면서 K-콘텐츠의 현지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기준 대(對) UAE 수출의 6.5%를 차지한 '기타 차량용 부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돼 국내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관세는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철폐될 예정이어서 UAE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아직 UAE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UAE CEP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UAE 수출 기업들이 CEPA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CEPA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무역협회가 지난 7월 실시한 설문 결과, 최근 3년간 UAE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 302곳 중 35.4%가 한·UAE CEPA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답은 12.3%에 그쳤으며 '들어본 적은 있다'는 응답이 52.3%로 가장 많았다.
한·UAE CEPA의 최우선 과제를 묻는 복수 응답 허용 질문에서 가장 많은 57.9%가 '수출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꼽았고 '현지 시장 정보 제공'(55.6%), 'CEPA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 제공'(49.7%) 등을 선택한 기업도 많았다. 기업들은 구체적인 홍보 방안으로 설명회 개최(65.2%), 교육자료 등 책자 발간(40.1%), 개별 안내(32.8%) 등을 선호했다.
강금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UAE는 정상외교를 바탕으로 협력이 강화되고 한류 효과도 두드러지는 매력적인 수출시장"이라며 "한·UAE CEPA 선점 효과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남은 비준 절차를 가속화하고 기업 수요에 맞는 홍보와 지원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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