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장기 주주친화 정책 발표
증권가 예상 웃도는 적극적 행보
"10년 간 120.5兆 투자해 영업이익률 10%로"
현대자동차가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국내 기업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앞으로 3년간 4조원 규모로 진행하고, 주당 최소 1만원을 배당해 총주주환원율을 1.4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여의도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 동안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TSR) 35%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장기 주주환원 정책에서 발표했던 26%(배당성향 25%+자사주 매입 및 소각 1%) 대비 10%포인트가량 웃도는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증권사에서 당초 예상한 31~33%(배당성향 25%+자사주 매입 및 소각 6~8%)도 상회하는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분기 배당액은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늘리고 연간 배당액을 최소 1만원으로 제시했다. 또 3년간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줄면서 그만큼 주당순이익(EPS) 등 1주당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그에 맞춰 주가도 오르는 키맞추기가 일어나는 셈이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식이다. 국내 기업들은 메리츠금융그룹 등 일부 금융사를 제외하면 좀처럼 자사주 매입만 할 뿐 소각하지 않는 편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일회성 주주환원이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고 TSR 35% 목표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11~12%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재무 전략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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