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심리지수, 검은 월요일 이후 장기평균 하회
美 경기침체 우려 완화에 소폭 상승
우리나라 국민의 경제 심리가 1년 8개월 만에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외 주가지수가 동반 폭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8월 첫째주 뉴스심리지수는 93.54로 전월(106.66)보다 13.12포인트 하락했다. 무역수지 적자로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던 지난 2022년 12월(83.07)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면서 국내외 주가지수가 동반 폭락하는 ‘검은 월요일’의 여파가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발표하는 뉴스심리지수는 경제분야 뉴스기사에 나타난 경제심리를 지수화한 실험적 통계로 매주 화요일에 지난 일주일간의 데이터를 반영한 일별, 월별 지수를 공표한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사에서 표본 문장을 추출한 뒤 긍정, 부정, 중립의 감성을 기계학습으로 분류한다.
2005~2023년 장기평균을 100으로 두고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기업이나 가계의 경제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대로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심리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뉴스심리지수는 반도체 수출 기대와 정부의 밸류업 지원 대책 기대에 꾸준히 100을 상회했다. 1월 95.5로 100을 하회했던 뉴스심리지수는 2월(107.89), 3월(110.65), 4월(107.84), 5월(109.46), 6월(109.38), 7월(106.66) 6개월 연속 100을 상회했다.
일별 뉴스심리지수를 보면 글로벌 증시 급락이 진행되기 전인 지난 2일 뉴스심리지수는 103.58로 100을 상회했다. 그러나 이후 5일(99)부터 100을 하회하기 시작하더니 6일(93.83), 7일(92.61), 8일(92.12), 9일(91.38) 5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12일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95.54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12일 뉴스심리지수는 금융위원회가 티메프 정산 지연 관련해 피해업체에 유동성 지원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미국의 실업률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된 점이 영향을 주며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뉴스심리지수의 변동폭이 컸던 기간을 살펴보면, 지난 4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있단 소식이 보도되면서 4월 5일 116.93에서 17일 97.9까지 19.03포인트 급락했다. 지난 7월 초엔 집중호우에 더해 최저임금 결정을 비판하는 기사들이 보도되면서 7월 8일 116.42에서 17일 100.82까지 15.6포인트 하락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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