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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부터 LA까지…韓 기관투자가, 美 부동산 투자 실패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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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이지스·메리츠 투자 손실 집중 조명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사태가 미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받고 있다. 과거 저금리 시절 수익률이 높은 후순위 채권 위주로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급격히 늘렸던 국내 기관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공실률 상승 및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담보 가치가 급락하자, 채무 변제 순위에서 밀리며 투자원금을 절반 이상 까먹는 실정이다. 올해 1135조원이 넘는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손실 역시 더욱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 "韓 기관,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로 원금 30% 건져"

뉴욕부터 LA까지…韓 기관투자가, 美 부동산 투자 실패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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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위험한 베팅이 한국의 대실패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1551 브로드웨이' 오피스에 투자했다가 최근 대규모 손실을 보고 후순위 채권을 매각했다. 투자비 회수액은 원금의 30% 미만이다. 고금리 압박에,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사무용 건물 공실률 상승이 더해지면서 미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급락한 여파다. 일부 건물 소유주들은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은행 대출액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 역시 맨해튼 '280 파크 애비뉴'에 메자닌 대출을 제공했고 올해 초 대출채권을 원금의 반값에 처분했다. 메자닌 대출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발행한 대출채권으로 중·후순위 채권에 해당한다. 중·후순위 채권은 채무불이행(디폴트) 발생 시 담보권을 처분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선순위 채권과는 달리 변제 순위에서 밀려 사실상 구제받기 어렵다.


국내 운용사들은 미 동부뿐 아니라 서부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건물 소유주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로스앤젤레스(LA) 소재 가스 컴퍼니 타워에 메자닌 대출을 제공했다. 메리츠운용 역시 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밀뱅크의 스펜서 박 변호사는 "그들(한국 운용사)은 하방 시나리오에 구조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포지션을 매수했다"며 "상황이 악화되거나 좋지 않은 때 그들은 곤경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뉴욕 폴시넬리의 존 바바스 부동산 금융 변호사는 "경기 침체 시에 주식 다음으로 위험한 것이 레버리지가 높은 부채"라며 "그것이 바로 메자닌 금융"이라고 지적했다.


변제 순위 밀리는 '메자닌 대출' 위주로 투자…"상업용 부동산 고통 시작일 뿐"

메자닌 대출은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2016년께부터 미국 대도시에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면서 인기를 끈 투자 방식이다. 당시 낮은 자금조달 비용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붐이 일었다. 한국 기관들은 미 은행들이 엄격한 대출 규제를 적용하자, 그 틈새를 노려 메자닌 대출 등 중·후순위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현지 상업용 부동산 투자 기회를 마련했다. CBRE 그룹과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에 따르면 한국 기관투자가들의 메자닌 금융 제공 규모는 2016년 210억달러(약 29조원)에서 2022년 510억달러(약 71조원)까지 증가했다.


국내 금융기관 뉴욕 지점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현지 신용이 낮기 때문에 과거 중·후순위 채권자로 주로 들어와 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며 "당시 국내 투자 수익률이 3~4%였다면, 미 상업용 부동산 중·후순위 채권 투자 수익률은 10%가량 돼 투자 붐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담보 가치가 급락하니 선순위 채권자인 미국 은행들이 우선 변제받고, 중·후순위 채권자인 국내 기관들은 원금조차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부터 LA까지…韓 기관투자가, 美 부동산 투자 실패 '망신'

실제로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공실률 상승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악몽'이 됐다.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유주들이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자 연체율과 압류가 증가하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렙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연체율은 이달 기준 8.11%로 2013년 11월(8.58%)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압류도 증가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압류된 사무용 건물과 아파트, 기타 상업용 부동산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원)로 직전 분기 대비 13% 늘었다. 2015년 3분기(275억달러·약 38조원)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다. CBRE 그룹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지난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7억달러로 2022년 대비 86% 감소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지속하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손실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내다봤다. MSCI 리얼 에셋츠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8200억달러(약 1135조원)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20%가 사무용 부동산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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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인베스터스의 댄 즈윈 최고경영자(CEO)는 "자산을 매도하기 전까지 손실 규모를 알 수 없는 데다, 은행들은 보통 스트레스가 적은 자산을 먼저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고통은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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